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뱀은 죽을 때 직선으로 간다"며 한국의 경상수지가 최근 수년간 일관되게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강 장관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5일 한국 기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70억~100억달러 예상)이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아니냐'는 질문에 "과거 뉴욕에서 근무할 때 인상깊게 들은 말 가운데 '경제지표는 스네이크(뱀) 스타일일 때 건강하다'는 얘기가 있다"며 "원래 직선으로 가지 못하는 뱀이 직선으로 갈 때는 병 들었을 때와 죽을 때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오히려 뱀처럼 왔다갔다 하는 것이 건강한 지표라는 설명이다.

강 장관은 "총알도 총구가 직선이라면 100m도 나가기 힘들며 회전해야 멀리 나간다"며 "미국의 블랙 먼데이(1987년 증시 대폭락)도 계속 직선으로 올라갔다가 꺼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가 100억달러냐,70억달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줄곧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이며 이 같은 추세에 비춰볼 때 지금의 한국 경제는 결코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ADB 총회 기조연설에서 35억달러 규모의 '코리아 인프라스트럭처 펀드(Korea Infrastructure Fund)'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펀드는 향후 3년에 걸쳐 조성돼 ADB와의 협조 융자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재원은 재정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5억달러,수출입은행 25억달러,산업은행 5억달러다.

마드리드=주용석 기자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