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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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괴담'은 공포영화 시리즈다.
교사나 아이들에게 구박받거나 따돌림당하다 죽은 여고생의 귀신이 나타나 과거 자신을 괴롭힌 인물은 물론 여전히 비슷한 일을 저지르는 이들을 응징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뻔한 스토리에도 불구,4편까지 나온 걸 보면 '괴담'의 힘이 꽤나 셌던 모양이다.
괴담은 괴상한 이야기,엽기적 요소가 더해진 루머다.
믿기 힘든 것들인데도 생겼다 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카더라"에서 "그렇대"를 거쳐 "틀림없대"로까지 발전한다.
사실 및 출처 확인 없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식으로 퍼뜨리는 동안 부풀려져 소문 아닌 진실이 된다.
과정은 단순하다.
'궁금하다,그럴 수도 있겠다,으스스하다,주변에 알려야겠다,남들도 아는지 확인해야겠다'가 그것이다.
호기심에 더해진 집단의식이 결과를 고려하지 않은 괴담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많으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루머에 휩쓸리는 정도를 넘어 퍼나르도록 부추긴다.
'광우병 괴담'부터 '독도 괴담'까지 온갖 무시무시한 괴담이 나돈다.
'광우병은 라면 초코파이 화장품 햄버거 조미료로도 감염된다'에서'광우병 쇠고기를 썬 칼로 채소를 썰어도 100% 걸린다''울산에서 농부 한 사람이 광우병으로 사망했다''이명박 정부가 독도를 일본에 팔았다'까지.
괴담은 잠재우기 어렵다.
퍼진 뒤엔 해명을 해봤자 외려 '문제가 있긴 있나 보다'라는 식의 반응을 부르기 십상이다.
광우병과 독도 괴담 역시 쉽게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광우병의 경우 학생과 군인이 최대 피해자일 것이라는 논리가 청소년을 자극하는데다 독도 역시 민감한 사안인 탓이다.
괴담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킨다.
어떤 경우에도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소문에 소문을 더하거나 무작정 옮기는 일은 삼가야 한다.
정부 역시 그러다 말겠지라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응할 게 아니라 분명하게 밝힐 건 밝히고 차단할 건 차단하는 게 옳다.
모든 의혹과 의심은 불투명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교사나 아이들에게 구박받거나 따돌림당하다 죽은 여고생의 귀신이 나타나 과거 자신을 괴롭힌 인물은 물론 여전히 비슷한 일을 저지르는 이들을 응징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뻔한 스토리에도 불구,4편까지 나온 걸 보면 '괴담'의 힘이 꽤나 셌던 모양이다.
괴담은 괴상한 이야기,엽기적 요소가 더해진 루머다.
믿기 힘든 것들인데도 생겼다 하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카더라"에서 "그렇대"를 거쳐 "틀림없대"로까지 발전한다.
사실 및 출처 확인 없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식으로 퍼뜨리는 동안 부풀려져 소문 아닌 진실이 된다.
과정은 단순하다.
'궁금하다,그럴 수도 있겠다,으스스하다,주변에 알려야겠다,남들도 아는지 확인해야겠다'가 그것이다.
호기심에 더해진 집단의식이 결과를 고려하지 않은 괴담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많으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루머에 휩쓸리는 정도를 넘어 퍼나르도록 부추긴다.
'광우병 괴담'부터 '독도 괴담'까지 온갖 무시무시한 괴담이 나돈다.
'광우병은 라면 초코파이 화장품 햄버거 조미료로도 감염된다'에서'광우병 쇠고기를 썬 칼로 채소를 썰어도 100% 걸린다''울산에서 농부 한 사람이 광우병으로 사망했다''이명박 정부가 독도를 일본에 팔았다'까지.
괴담은 잠재우기 어렵다.
퍼진 뒤엔 해명을 해봤자 외려 '문제가 있긴 있나 보다'라는 식의 반응을 부르기 십상이다.
광우병과 독도 괴담 역시 쉽게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광우병의 경우 학생과 군인이 최대 피해자일 것이라는 논리가 청소년을 자극하는데다 독도 역시 민감한 사안인 탓이다.
괴담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킨다.
어떤 경우에도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소문에 소문을 더하거나 무작정 옮기는 일은 삼가야 한다.
정부 역시 그러다 말겠지라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응할 게 아니라 분명하게 밝힐 건 밝히고 차단할 건 차단하는 게 옳다.
모든 의혹과 의심은 불투명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