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증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올 들어 주가 급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머징마켓펀드 수익률은 최근 한 달간 10%를 훨씬 넘는 상승세로 반전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두 배를 웃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등 남미펀드는 올 들어 손실분을 모두 만회,연초 대비 누적수익률이 플러스로 반전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용위기가 고비를 넘긴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쏠렸던 세계 투자자금이 다시 이들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어 앞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펀드 수익률 급상승

국내에서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특히 중국펀드의 수익률 강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실제 중국펀드의 쌍두마차 격인 '봉쥬르차이나펀드'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은 최근 한 달간 각각 16%와 11%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인도와 중동아프리카 펀드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주식'과 'JPM중동&아프리카주식종류자1A'의 1개월 수익률은 10%를 넘는다.

◆투자자금 다시 유턴

이머징증시가 이처럼 되살아나자 글로벌 투자자금도 다시 이들 지역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이머징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자금은 지난 1월 152억달러(15조2000여억원)가 대량 순유출된 데 이어 3월에도 57억달러가 빠져나갔으나 4월에는 60억달러 이상이 순유입되는 등 유턴현상이 뚜렷하다.

국내 투자자금도 다시 이머징마켓 펀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 펀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금 유입액은 올 1월을 정점으로 2월과 3월에는 급감했으나 4월에는 1월과 비슷한 9470억원이 순유입돼 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중국펀드 투자자금 증가분이 69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브릭스(1231억원) 인도(574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정아 한국투자증권 마포지점장은 "국내 주가가 급등한 데 따라 부담이 커진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대안으로 이머징마켓 펀드를 찾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목돈을 한번에 투자하는 거치식보다는 시장상황에 따라 분할 매수하려는 자유 적립식이 선호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은 자산운용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설문조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브라질·러시아를 꼽은 응답이 전체의 26.8%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21.6%),중국(홍콩 포함) 및 인도(이상 18.3%),베트남 등 동남아시아(11.4%),중동·아프리카(6.7%) 등의 순이었다.

◆이머징시장 전망 '맑음'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의 경제전망이 밝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이머징증시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IBES에 따르면 미국 경기침체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의 실적 전망은 계속 호전되고 있다.

향후 1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서 인도네시아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넉 달 연속,러시아와 브라질 등은 3개월째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작년 9월부터 8개월 연속 1년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기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릴 조짐을 보이고 있고 동유럽도 선진국들의 설비투자 모멘텀이 남아 있어 앞으로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김태완/임상택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