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48.6%가 맞벌이 부부 가정

'가정의 달'을 앞두고 맞벌이 가정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어린이들만 남아 있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 오전 1시 50분께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 D아파트의 지상에서 8층에 사는 박모(6) 군이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허모(65)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숨진 박 군은 각자의 직장 때문에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스크림을 사러간 누나(12)를 아파트 난간에서 기다리다 발을 헛디뎌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맞벌이 가정의 어린이 안전사고는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2006년 2월 9일 오후께 영월군 서면 쌍용리 조모(42) 씨의 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조씨의 딸(당시 7세)을 비롯, 친구 유모(〃) 양과 유 양의 동생(당시 6세.여) 등 3명의 어린이가 질식해 숨졌다.

입시학원을 운영 중인 조씨 부부는 화재 당시 집을 비우고 없었으며 조 양과 어린이집에서 귀가 후 놀러 온 유양 등 어린이 3명 만이 집에 있다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2년 7월 20일 오전께 원주시 태장1동 손모(37) 씨 집에서 손씨 부부가 새벽시장에 간 사이에 불이 나 손 씨의 두 아들이 숨지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강원도 내의 맞벌이 부부는 전체 부부의 48.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배우자가 있는 가정 2곳 중 1곳은 맞벌이 가정인 셈이다.

문제는 생계에 쫓긴 맞벌이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자녀가 안전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셈이어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춘천 여성민우회 김정애(45.여) 대표는 "생계 등을 이유로 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크게 늘어난 것에 비해 아동보육 정책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며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겨 보육할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 등 정책의 질적 향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현정부 들어 각종 사회복지 예산감축 움직임은 맞벌이 부부 등이 떠안고 있는 보육 및 안전사고 우려를 더욱 가중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