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도시 < 방송인 www.cyworld.com/idadaussy >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방송에서는 가족과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엄마에 대한 개념도 내가 15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보다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도 방송 등에서 보면 엄마 이미지를 떠올릴 때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다.프랑스 방송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장면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엄마는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20세기 말까지도 '누구 엄마' 식으로 불리며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어 버렸다.

또 한국에는 여성에 대한 아주 이상한 개념이 있다.

아줌마란 존재다.이는 아이를 키우고 요리하는 결혼한 여자를 의미하는데,문제는 여자로서 존중받는 이미지가 아니란 점이다.

유럽에서는 여자로 시작해 '아내'나 '엄마'가 되지만,한국에서는 일단 엄마가 되면 여자와 아내의 가치를 잃어 버린다.

아줌마가 섹시에 관한 말을 하면 웃음거리가 돼 버린다.왜 결혼한 애 엄마가 어울리지 않게 섹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냐고….

이런 현상에 대해 심리학을 전공한 내 친구는 "한국에서는 부모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아이를 키우고 가사를 돌보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던 엄마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란 것.이 때문에 엄마의 이미지가 드라마 등에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소재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미혼 여성들은 엄마 세대에게 연민과 안타까움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그렇게 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삶을 비웃을지도 모른다.신세대 여성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위축된 여성의 역할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생각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머지않아 기존의 엄마 이미지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제 옛날 여성들의 생각이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설령 있다 해도 희생을 강요하는 결혼 생활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게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도 엄마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억센 아줌마가 아니라 존중받는 엄마 이미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

교육열이 강하고 힘 있는 엄마는 더 이상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제 한국의 여자들도 급변하고 있다.

활동적이고 천대받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더 이상 사회와 가족에 밀려 두 번째로 대우받지 않는 당당한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