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은행 '세계의 돈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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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유럽銀 부진 틈타 해외대출 크게 늘려
일본의 대형 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타격이 큰 미국 유럽의 은행들이 움츠리고 있는 사이 해외 대출 등을 늘리며 세계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미국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위기를 맞으면서 나타난 국제 자본시장의 공백을 메워줄 대안으로 일본의 시중은행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일본 은행들이 신용위기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은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을 적게 본 것은 1990년대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며 보수적인 대출 관행을 정착시킨 덕택이란 분석이다.
특히 미쓰비시UFJ와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은 일본 은행 부흥기를 선도하는 주자로 꼽힌다.
보유자산과 시가총액에서 모두 일본 1위인 미쓰비시UFJ는 작년 4분기(10~12월) 해외 대출 규모가 전 분기 대비 20% 늘어난 1150억달러(약 114조원)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해외 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미 포드로부터 재규어와 랜드로버 인수를 위해 30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할 때 주요 금융회사로 참여했다.
미쓰비시UFJ 계열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가쓰노리 나가야스 행장은 "지난해 중반 이후 주요 계약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미 금융정보업체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와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등은 올 1분기(1~3월) 중 대형 신디케이트론 규모를 크게 늘렸다.
반면 미국의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감소세가 현저했다.
미쓰비시UFJ의 1분기 신디케이트론 점유율은 작년 동기의 2.2%에서 4.0%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세계적으론 7위 규모이다.
일본의 은행들이 이처럼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엄청난 보유자산과 저비용 구조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가쓰노리 행장은 "우리는 1000억엔 이상의 예금자산이 있는데 이 가운데 700억엔 정도만 대출하고 있을 뿐"이라며 "연간 이익 규모도 300억엔에 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이 강화된 일본 은행들은 해외 차입 조건도 개선돼 유럽이나 미국 은행보다 싼 비용으로 해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영업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10여년간 부실 채권으로 적지 않은 은행이 쓰러지는 등 뼈아픈 구조조정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이 아직도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동남아시아 등지로 영업을 확대하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chabs@hankyung.com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타격이 큰 미국 유럽의 은행들이 움츠리고 있는 사이 해외 대출 등을 늘리며 세계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미국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위기를 맞으면서 나타난 국제 자본시장의 공백을 메워줄 대안으로 일본의 시중은행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일본 은행들이 신용위기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은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을 적게 본 것은 1990년대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며 보수적인 대출 관행을 정착시킨 덕택이란 분석이다.
특히 미쓰비시UFJ와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은 일본 은행 부흥기를 선도하는 주자로 꼽힌다.
보유자산과 시가총액에서 모두 일본 1위인 미쓰비시UFJ는 작년 4분기(10~12월) 해외 대출 규모가 전 분기 대비 20% 늘어난 1150억달러(약 114조원)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해외 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미 포드로부터 재규어와 랜드로버 인수를 위해 30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할 때 주요 금융회사로 참여했다.
미쓰비시UFJ 계열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가쓰노리 나가야스 행장은 "지난해 중반 이후 주요 계약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2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미 금융정보업체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와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등은 올 1분기(1~3월) 중 대형 신디케이트론 규모를 크게 늘렸다.
반면 미국의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감소세가 현저했다.
미쓰비시UFJ의 1분기 신디케이트론 점유율은 작년 동기의 2.2%에서 4.0%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세계적으론 7위 규모이다.
일본의 은행들이 이처럼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엄청난 보유자산과 저비용 구조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가쓰노리 행장은 "우리는 1000억엔 이상의 예금자산이 있는데 이 가운데 700억엔 정도만 대출하고 있을 뿐"이라며 "연간 이익 규모도 300억엔에 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이 강화된 일본 은행들은 해외 차입 조건도 개선돼 유럽이나 미국 은행보다 싼 비용으로 해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영업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10여년간 부실 채권으로 적지 않은 은행이 쓰러지는 등 뼈아픈 구조조정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이 아직도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동남아시아 등지로 영업을 확대하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