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기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미 백악관이 17일 밝혔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오는 19일 캠프데이비드에서 예정된 이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사전브리핑에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해결을 위해 계속 이견을 절충해 가고 있으며, 정상회담에서 결과가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와이더 보좌관은 "우리는 매우 기대를 갖고 있고, 매우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더 보좌관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우선의 의제는 지난해 여름에 타결된 한미FTA의 입법조치를 각각 매듭짓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맺은 가장 규모가 큰 협정으로, 비준동의를 받게 된다면 양자 교역에서 연간 200억 달러 이상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 협상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과의 상관관계에 언급, "미 의회는 한미FTA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서 "쇠고기 문제가 해결된다면 의회에는 한미FTA에 찬성할 태세가 돼 있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콜롬비아 FTA에 대한 미 의회의 비준동의가 늦춰지고 있는 것이 한미FTA에도 영향을 줄지 여부에 대해선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일단 합의를 한 뒤 그걸 미국 국민과 의회에 제시하고 사태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쇠고기 시장개방 문제가 한미FTA 체결의 선행조건임을 거듭 강조했다.

와이더 보좌관은 한미FTA에 부정적인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 사설에 `FTA에 우호적인 시각을 갖자'는 내용이 실린 점을 상기시키면서 한미FTA가 미국인 노동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 수출입은행 연례회의 연설에서 "지난 48시간 동안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우리는 최선을 기대하지만 아직 거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 의원들은 그동안 미 행정부에 대해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를 의회에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 전까지 한국은 세 번째로 큰 미국 쇠고기 시장이었다.

미국은 작년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통제국으로 지정한 뒤 한국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 재개할 것을 요구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