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조회공시 답변이 명확하지 못해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라는 근본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4일 이구택 회장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준비 발언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받고 "대우조선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치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확정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강한 부정이 아닌 만큼 포스코가 대우조선에 대한 인수의사를 확실시 했다고 보는 측과 확정된 게 없다는 표현과 같아 언제라도 발을 뺄 수 있는 만큼 유동적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이 오는 8월께는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임을 이미 밝혔는데도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는 답변은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흥국쌍용화재도 지난 4일 유상증자 실시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등 다각적인 자기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흥국쌍용화재의 공시내용만 보면 유상증자를 하겠다는 것인지, 계획이나 고려만 하고 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7일 GS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해 오후 6시까지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고, 한화에 대해서는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

한 투자자는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민감한 사안이 발생하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어물쩍 넘어 가려고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보접근에 한계가 있는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서 정확한 답변을 제공해 줄 것"을 당부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 기업들의 조회공시 답변이 구체성을 띌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