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비디오 대여업체인 블록버스터가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지원 아래 미국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 스토어 인수에 다시 나섰다고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수 규모는 13억5000만달러로,아이칸은 블록버스터가 서킷시티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이를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

블록버스터는 지난 2월 서킷시티의 필립 슈노버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주당 6~8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당시 서킷시티로선 블록버스터의 자금력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이칸이 블록버스터를 지원키로 함에 따라 서킷시티가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넷플릭스 등 경쟁업체와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등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블록버스터는 소매점을 강화하고 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서킷시티 인수를 시도해왔다.

짐 키스 블록버스터 CEO는 "서킷시티와의 결합으로 콘텐츠와 전자제품 간 컨버전스(결합)에 주력하는 180억달러 규모의 소매업체가 탄생할 것"이라며 "디지털 콘텐츠의 유력 유통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682개 점포를 갖고 있는 서킷시티는 지난해 매출이 117억달러로 전년보다 5.5%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WSJ는 시가총액이 6억3000만달러에 그친 블록버스터가 7억5000만달러인 서킷시티를 인수하겠다는 것은 대담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블록버스터 지분 16%를 갖고 있는 아이칸은 지난해 존 안티오코를 블록버스터 CEO 자리에서 밀어낼 만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와 서킷시티 인수 추진도 아이칸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