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2일 잇따라 국제 식량부족 문제에 대해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 경제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적인 식량 부족문제가 점점 악화돼 비상사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세계에서 많은 지역의 긴급한 식량 요구에 대처하고 기아 사태를 피하기 위한 단기적인 비상조치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식량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제적인 식량부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백악관 고위관계자들에게 미국이 이 문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이날 열린 각료회의에서 이 문제를 장시간 논의하면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대통령은 선진국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을 도울 책임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미국은 작년에 국제식량원조를 위해 21억 달러를 지원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제공된 것보다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한 몇몇 국가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를 국가안보보좌관들에게 제기했고 그는 국무부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단기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도 지난 12일 물가상승, 특히 곡물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세계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곡물가격이 지금처럼 오르면...그 결과는 끔찍할 수 있다.

수십만명이 굶어 죽고, 경제환경이 와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인도적인 차원의 우려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말 선진 7개국의 재무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의 관계자들이 식량가격 상승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하는 등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식량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폭동사태 등에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결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14일 지적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식량 위기 해결을 돕기 위해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FP)에 5억달러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나 실제 들어온 돈은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해 식량 위기 해결을 위한 선진국들의 지원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