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총재.캠코 사장 사표.."산은 민영화 조속 추진"

정부의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방침에 따라 금융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유재훈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의 사표가 제출되고 있다"면서 "산업은행 총재 외에 거취를 표명한 기관장이 또 있지만 공식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체 대상에 대해 "전체적인 재신임 묻고 있는 과정"이라며 "금융공기업 범위는 정부가 대주주로 있거나 임원 임면에 있어 정부가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곳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금융위 산하 산업은행.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 뿐 아니라 우리금융지주 및 산하 계열사에 대해서도 재신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으로 간주된다.

또 기관장 뿐 아니라 임원 역시 교체대상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 대변인은 교체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적용하겠다"며 다만 "정부 전체가 적용하는 원칙에 금융위 소관 공기업 특유의 요소를 고려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가는 공공기관장의 정치적 성향 및 전문성, 임기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대변인은 "현재로선 제출된 사표의 수리 여부 및 신임 기관장에 대한 임명 계획을 언급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다만 해당기관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해당기관 법에 따라 기관장을 임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광범위한 금융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명확히 함에 따라 금융공기업 뿐 아니라 우리금융 등 여타 기관장도 이미 사표를 냈거나 조만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자산관리공사(캠코) 이철휘 사장도 최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업계에서 돌고 있는 사표 제출설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고 동반 사표 제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박해춘 우리은행장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으로 선정되면서 사표를 냈더라도 반려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주까지 사표를 받고 이달안에는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또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에 대해 기존의 개별 매각안이 유효하다고 재확인했다.

유 대변인은 "더 이상 A안이냐 B안이냐가 아니라 애초의 민영화 방안을 4년에서 3년으로 좀 더 조속히 추진하면서 대형화의 정신도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에 금융위가 밝힌 산업은행에 대한 개별 매각안을 중심으로 `메가뱅크' 등 대형화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절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산업은행을 일단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을 유도하는 방안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위는 온라인 원스톱 민원처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22일에는 금융규제개혁심사단 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규제 철폐 여부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18일까지 주택금융공사 사장 선임을 위한 후보자 모집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증권선물거래소와 함께 증권과 조선업종에 대한 ETF(상장지수펀드)를 이달 중에 개발키로 했다.

현재 자동차, 반도체, 은행, 정보기술(IT), 미디어통신 등 5개 업종에 대한 ETF가 상장 중이다.

아울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신규 인가도 신속히 처리키로 했다.

금융위는 현재 신규 및 전환 증권사(16개사), 장외파생상품 취급 업무(4개사), 신규 자산운용사(4개사), 투자자문 및 일임 등록(8개사) 등의 인가 안건을 심사 중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면서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최현석 황희경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