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항공대란이 일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의 아메리칸 에어라인(AA) 등이 항공기 안전 점검을 위해 이틀에 걸쳐 1500여편의 항공편을 무더기로 취소했기 때문이다.

AA는 지난 8일(현지시간) 460편의 운항을 취소한 데 이어 9일에도 1000여편을 취소했다.

10일에도 900여편의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A의 대규모 운항 취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AA가 예고도 없이 항공편을 취소하자 9일에만 12만명이 항공기를 이용하지 못해 발이 묶이는 등 미국 내 공항은 엄청난 혼잡을 빚었다.

AA는 이들 중 일부를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을 이용토록 유도하고 음료수 등도 제공했으나 환불을 요구하는 승객들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다.

델타항공 등도 일부 결항하고 있다

이 같은 항공대란이 발생한 것은 미 연방항공국(FAA)이 안전검사를 생략한 채 항공기를 운항한 사우스웨스트항공에 대해 102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게 계기가 됐다.

각 항공사들은 부랴부랴 항공기 안전점검을 위해 일부 항공편의 운행을 중단해왔다.

그러다 MD-80 기종에서 FAA의 안전기준에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적발돼 대부분 MD-80 기종이 재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안전이상은 항공기 내 전선 등 배선이 잘못돼 자칫 합선이나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사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A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300여대의 MD-80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AA는 "비행기 상태가 FAA의 안전기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을 뿐이지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오는 12일부터 정상 운항토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FAA는 일부 기종이 안전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다른 기종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혀 항공대란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A의 모기업인 AMR는 지난 1분기 유가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른 항공 수요 감소로 3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된 상태다.

AMR 주가는 9일 11.1% 급락한 주당 9.17달러를 기록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