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화전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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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3월이 되면 산과 들에 온갖 꽃들이 피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기 시작한다.
이때쯤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어울려 경치 좋은 산기슭에 올라 화전놀이를 즐긴다.
삼월삼짇날을 전후로 화창한 날을 택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주로 부녀자들이 회포를 푸는 날이었다.
봄소풍격인 화전놀이에서의 먹거리는 '화전(花煎)'이다.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을 따서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참기름을 발라 지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꽃지지미'라고도 한다.
화전의 풍습은 고려때부터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조선시대에는 삼짇날 중전이 비원의 옥류천에 나가 전을 부쳐 먹으며 화전놀이를 했다고 한다.
온종일 화전을 부치는 손길에는 으레 꽃노래가 따랐다.
"동녘에 뜨는 달은 님을 닮아 둥글고/뒷산에 두견이는 내를 닮아 청승이다/진달래 지천에 피니 화전놀이 제격이다." 구전되어 오는 여성들만의 꽃노래 중에는 "이때 저때 어느 때냐/춘삼월 좋은 때라/울아버지 생신땐가/술은 좋아 금청주라/그 술 먹고 취정 끝에/노래 한 장 불러보자(후략)."
올해도 화창한 봄날의 멋과 여유를 즐기는 화전놀이가 전국 여기저기에서 벌어진다.
순천에서는 전통차와 함께 하고,설악에서는 벚꽃과 같이 어우러진다.
전주에서는 오는 13일 옛스런 한옥마을 뜰에서 화전놀이를 재현하는데,진달래는 물론이고 유채꽃과 제비꽃 등 온갖 봄꽃들이 화전을 장식할 것이라고 한다.
화전에는 꽃잎을 띄운 녹차도 곁들여진다고 하니,그 더욱 반가울 것 같다.
화전놀이를 하면 오감이 편안해진다.
눈으로는 고운 빛깔을 보고,코로는 싱그러운 향기를 맡고,귀로는 지지는 소리를 듣고,혀로는 담백한 맛을 느끼고,손으로는 화전의 부드러운 촉감을 경험하는 일이 여간 유쾌하지 않다.
계절을 잊고 빌딩 숲에 갇혀 사는 도시인들에게 번거로운 일상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화전놀이를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이때쯤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어울려 경치 좋은 산기슭에 올라 화전놀이를 즐긴다.
삼월삼짇날을 전후로 화창한 날을 택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주로 부녀자들이 회포를 푸는 날이었다.
봄소풍격인 화전놀이에서의 먹거리는 '화전(花煎)'이다.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꽃을 따서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참기름을 발라 지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꽃지지미'라고도 한다.
화전의 풍습은 고려때부터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조선시대에는 삼짇날 중전이 비원의 옥류천에 나가 전을 부쳐 먹으며 화전놀이를 했다고 한다.
온종일 화전을 부치는 손길에는 으레 꽃노래가 따랐다.
"동녘에 뜨는 달은 님을 닮아 둥글고/뒷산에 두견이는 내를 닮아 청승이다/진달래 지천에 피니 화전놀이 제격이다." 구전되어 오는 여성들만의 꽃노래 중에는 "이때 저때 어느 때냐/춘삼월 좋은 때라/울아버지 생신땐가/술은 좋아 금청주라/그 술 먹고 취정 끝에/노래 한 장 불러보자(후략)."
올해도 화창한 봄날의 멋과 여유를 즐기는 화전놀이가 전국 여기저기에서 벌어진다.
순천에서는 전통차와 함께 하고,설악에서는 벚꽃과 같이 어우러진다.
전주에서는 오는 13일 옛스런 한옥마을 뜰에서 화전놀이를 재현하는데,진달래는 물론이고 유채꽃과 제비꽃 등 온갖 봄꽃들이 화전을 장식할 것이라고 한다.
화전에는 꽃잎을 띄운 녹차도 곁들여진다고 하니,그 더욱 반가울 것 같다.
화전놀이를 하면 오감이 편안해진다.
눈으로는 고운 빛깔을 보고,코로는 싱그러운 향기를 맡고,귀로는 지지는 소리를 듣고,혀로는 담백한 맛을 느끼고,손으로는 화전의 부드러운 촉감을 경험하는 일이 여간 유쾌하지 않다.
계절을 잊고 빌딩 숲에 갇혀 사는 도시인들에게 번거로운 일상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화전놀이를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