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시작된 12월 결산 법인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주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28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629개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96.6%인 1574개사가 이날까지 주총을 마쳤다.

나머지 업체 중 아직 주총 일정을 잡지 못한 3개사를 제외한 52개 업체는 29일(5곳)과 31일(47곳) 주총을 연다.

올해 주총은 유가증권시장에선 특별한 소동 없이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끝났지만,적대적 인수ㆍ합병(M&A)의 공격으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일부 코스닥 기업들의 주총장은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매각 일정이 발표된 대우조선해양과 이 회사의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꼽히는 STX그룹의 STX팬오션이 이날 동시에 주총을 열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영업차질을 우려했다.

남 사장은 "벌써부터 '대우조선해양이 곧 매각되니 품질유지나 납기 준수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경쟁업체의 음해 움직임이 있다"며 "발주업체들에 '매각에 관계 없이 약속은 확실히 지킬 수 있다'는 편지를 일일이 보내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올해 실적과 관련,"매출 목표를 9조9000억원이라고 발표했으나 내부적으로는 10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STX팬오션 주총장에서 "당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이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잠재 인수자들의 물밑 경쟁으로 과열된 양상"이라며 "본질가치보다 가격이 너무 오른다면 입찰 참여를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유럽 크루즈선 건조업체인 아커야즈의 지분 인수와 관련해선 "조만간 유럽위원회(EC)로부터 최종 인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낙관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주총에서 김종갑 사장은 "올해 하이닉스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기술경쟁력과 수율에서 삼성과의 격차를 완전 해소할 것"이라며 '삼성 추월' 의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주주들에게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하이닉스의 강점을 봐달라"며 올해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54나노 D램 기술을 제시했다.

그는 "작년 66나노를 하면서 D램 공정의 프로세스 등 8개를 바꿨다가 수업료를 톡톡히 냈다"며 "올해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54나노 D램을 통해 기술력과 수율 면에서 삼성을 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적대적 M&A 시도로 관심을 모았던 웹젠은 경영진이 표 대결에서 예상보다 쉽게 승리했다.

네오웨이브ㆍ라이브플렉스 연대는 소액주주까지 끌어들여 현 경영진을 규탄하고 이사 선임을 추진했지만 역부족으로 끝났다.

전날 법원이 상호의결권 금지 판결을 내리면서 네오웨이브가 웹젠 지분 6.33%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해 현 경영진이 내세운 이사가 전원 선임됐다.

표결 결과를 발표하는 순간 일부 주주들이 의장석으로 난입해 의사봉을 빼앗고 진행요원과 주먹질까지 벌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에스에프에이도 현 경영진이 '장하성 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의 공격을 막아냈다.

장하성 펀드는 이사 및 감사 선임을 추진했지만 표대결에서 모두 졌다.

지난해 주가 작전에 따른 후유증이 경영권 분쟁으로 번진 루보 주총도 몸싸움 끝에 경영진이 방어에 성공했다.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지만,주총은 20분 만에 폐회했다.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의 표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AMIC의 주총에서는 현 경영진이 내세운 5명의 이사진이 선임됐다.

그렇지만 소액주주 측도 6명의 후보 중 3명을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책인 황금낙하산 안건 도입도 이슈였다.

소프트맥스는 이날 주총에서 황금낙하산 제도를 통과시켰지만 제일창투는 주주들의 반대로 도입을 연기했다.

산업부/증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