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韓ㆍ홍콩증시 이젠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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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홍콩 증시(H주)를 바라보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
UBS는 27일 한국을 이머징마켓 내 톱픽(최우선 추천국)으로 꼽았으며 골드만삭스는 "이제 홍콩H주로 다시 가도 된다"며 H주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올 들어 시장이 급락하며 주가가 싸졌다는 게 공통된 이유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내던지며 주가 하락을 주도해왔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또 골드만삭스는 중국 A증시에 대해 '주의'를 권고하고,UBS는 원자재 가격 급등 덕분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해 한국과 홍콩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더욱 눈길을 끈다.
◆"주가 매력적" 투자의견 올려
UBS는 '글로벌 이머징마켓 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머징마켓 내 한국 시장의 상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상 한국 증시는 2001년 이후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한국 내 수출주들이 큰 폭의 수혜를 입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증권사 오사마 히마니 투자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이 글로벌 주식 대비 여전히 프리미엄을 받고 있으나 지난 10년간 이익 성장을 기초로 분석해 보면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UBS는 또 투자가 유망한 '글로벌 톱 30' 리스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등 4종목을 올렸다.
UBS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홍콩 H주의 고평가 논란의 불을 지핀 골드만삭스도 입장을 180도 바꿨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H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5개월여 만에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몇 개월간 H증시가 급락하면서 PER가 12배 수준까지 내려온 게 상향 조정의 배경이다.
◆외국인 매매동향에 변화 감지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바뀐 시각은 실제 매매 동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한국에서 26억9400만달러를 순매도했지만,1월(94억76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이달에는 하루 5억달러 넘게 사들이는 날이 있는가 하면 나흘 연속 순매수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또 이달 들어 대만에서는 13억4100만달러를 순매수했으며 인도나 태국에서의 순매도 규모도 각각 1억8800만달러,3억9900만달러로 1월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1월과 2월 각각 9200만달러,2억1500만달러를 순매수하던 것을 멈추고 이달 들어 4억1400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공포로 급락하는 과정에서도 1월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는 강세장이 펼쳐졌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작년 8월 이후 신용 경색 문제가 불거지면 강하게 팔고,진정되면 사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2분기에는 신용 경색 우려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아시아시장 내 외국인 수급 여건이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