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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북한' 제품이 늘고 있다.

지난 2월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에서 수입된 물품은 모두 7억6635만달러에 이른다.

2003년에 비해 2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품목별로는 섬유류가 가장 많고 농림수산물,철강ㆍ금속,광산물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입품 전체를 차지했던 농림수산물과 섬유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철강ㆍ금속,광산물의 비중은 2~3배가량 커졌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북한의 부존자원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자원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EU 신아시아 전략의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EU 기업들이 북한을 광물자원의 보고로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인 나우코포레이션(주)의 현지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념을 넘은 실용적 민간외교로 북한 자원을 확보하고 국내 원자재난 해소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의 활약상을 들여다본다.

◆무연탄서 희귀광물까지 품목 다변화

나우코포레이션(주)(대표 권증)은 2002년 대북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해 이듬해 평양유경체육관 인근에 나염공장을 설립했다.

북한 현지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이 회사는 2005년부터 광물자원 수출입 사업에 눈을 돌렸다.

북한의 광물자원 총액은 2287조원으로 한국(95조원)의 24배에 달할 정도로 '자원 부국'이다.

북한 자원의 미래 사업적 가치를 확신한 나우코퍼레이션(주)은 2006년 1월 북한산 무연탄 6100㎉를 한국에 반입하면서 본격적인 광물 수입의 첫 물꼬를 텄다.

6개월 뒤부터는 아연과 알루미늄,흑연도 연이어 실어 날랐다.

지난해 이 회사는 무연탄,흑연,알루미늄,아연,니켈,납 등 북한의 광물자원만 12만7천t(약 400억원) 규모를 수입했다.

2005년 3월 골드만삭스가 향후 유가가 105달러까지 치솟고 국제 원자재 가격도 대폭 오를 거라고 전망한 '슈퍼 스파이크(Super spike)'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진 지금,일찌감치 자원 수출입에 주력한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나우코포레이션(주)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광물 수입품 다변화를 꾀했다.

올해는 텅스텐,선철,스테인리스,모래 등의 품목을 추가할 예정이다.

일반 광물에서 희귀광물로 점차 수입품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차츰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 규모도 대폭 키울 방침이다.

지금까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 회사는 중국의 무역회사를 통해 북측 단일 생산회사에서만 거래하는 형태를 띠었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북한의 민경련(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과 협의를 마치고 광물 생산회사의 다변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나우코포레이션(주)은 중국 무역회사에서 월 5만t,북한 민경련에서 월 3만t의 자원을 수입할 계획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총 96만t 규모로 전년 대비 약 400%의 매출신장을 전망하고 있다.

북한에서 들여온 광물은 현재 포스코,한전,동서자원,대신자원 등에 납품되고 있다.

나우코포레이션(주)의 희귀광물 사업은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어 전망이 밝다.

북한의 희귀 광물 보유량은 상당하다.

특히 철강을 생산할 때 산화제로 쓰이는 텅스텐은 30만t이나 보유하고 있다.

세라믹 및 각종 내화제품의 원료로 쓰이며 제철산업에도 필수적인 마그네사이트의 경우도 매장량이 세계 1위로 40억t으로 추정된다.

철광석,유연탄,무연탄 등 일반 광물도 풍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모래 등 골재 수출입 또한 국내 건설업체 간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여서 향후 나우코포레이션(주)의 매출신장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현물거래로 자원수입 리스크 최소

나우코포레이션(주)은 대북사업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사업 팽창을 위해 북한의 현지 투자에도 과감히 나서고 있다.

현지 투자 사업은 합작 형태로 골판지 공장과 스테인리스 파이프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골판지 생산 공장은 평양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올 6월 준공이 완료되는 대로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평양 외곽에 있는 스테인리스 파이프 공장은 현재 시험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이미 독일 등 유럽지역으로부터 납품을 제안 받았다.

나우코포레이션(주) 측은 공장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조관설비 일체를 북측과 합의해 8월에 설치하기로 계약했다.

조관설비 및 부자재는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을 통해 평양까지 육로로 수송하기로 했으며,추후 조관기능 업그레이드 및 압연 기능까지 확대해 다(多) 규격ㆍ대량 생산을 통한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에 따른 이익 분배는 현물 즉,물자로 상환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무연탄 등 자원을 내주는 대신 나우코포레이션(주)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산화알루미늄,설탕,콩기름,폴리에스터,담배,각종 기계류를 공급한다.

현물거래를 통해 북한 자원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역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이 회사는 화물 운송을 대리하는 포워딩도 부대사업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출입 물량이 확대되면서 선박 중개업,자체 창고 확보 등을 통해 경비도 절감하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나염공장도 물량 증가로 제2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올 4월에 설비투자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에 대한 합의도 북한 측과 끝마친 상태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