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뛰니… 삼성전자·현대車·LG전자 등 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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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자동차 반도체 등 대표적인 환율 수혜주들의 주가 상승률이 미국과 일본의 경쟁 업체들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부터 가속화된 원·달러와 원·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간 생산국이던 중국이 거대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데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도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환율 상승 수혜주들이 코스피지수의 하락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 수출주,미·일 경쟁사보다 많이 올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4주 동안 현대차 주가는 8.83% 올랐다.
글로벌 경쟁사인 GM(-16.24%)이나 도요타(-2.53%)를 크게 앞지른 상승률이다.
최근 선진국시장에서 고성능·고품질 이미지를 강화하고,인도 중국 슬로바키아 등에서 가격경쟁력을 높인 데다 외환위기 이후 회복한 10 대 1 수준의 원·엔 환율 상승이 판매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LG전자도 같은 기간 20.39% 올라 경쟁 업체인 월풀(5.19%)이나 소니(-15.03%)를 크게 앞섰다.
북미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환율도 우호적이라 실적 개선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삼성전자가 8.21% 상승한 반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엘피다는 각각 20.48%,9.04% 급락했다.
또 4만5000원대로 주가 변동이 거의 없는 LG디스플레이도 경쟁사인 샤프(-11.26%)나 AUO(-7.41%)와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711.62에서 1623.39로 5.15% 하락하며 미국 다우지수(-1.35%)보다 낙폭이 컸던 점을 감안할 경우 환율에 민감한 국내 대표 수출주들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하방경직성 높지만 과도한 기대는 일러"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대표 수출주들의 주가를 떠받칠 것으로 진단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상승과 더불어 중국과 미국의 소비심리가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수출주의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석유화학 철강 등 소재산업이 각광받은 것은 세계경제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인데,올해는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로 중국이 '소비자'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수출의존도가 높은 대만 증시의 선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반기 글로벌 경기 호전 전망이 나오는 만큼 수출업체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환율 상승은 단기적인 재료일 뿐이어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평가절하(환율 상승)가 더 이상 진행되기 쉽지 않은 데다 환율 수혜주도 산업경기와 세계경제 상황,주식시장이 우호적이지 못하다면 오래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도 60만원이 넘는 주가에는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며 "환율 수혜주로 다 같이 묶어 판단할 게 아니라 개별 업종과 기업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