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형 주택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하락세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CD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다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전날 91물 CD금리는 연 5.17%를 기록했다.

CD금리는 지난 1월10일 연 5.89%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이달 3일 연 5.17%까지 급락했으나 이후 일주일째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자금시장의 수급사정과 맞물려있다 게 시장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외 증시 조정으로 시중자금이 CD의 주요 수요처인 머니마켓펀드(MMF) 쪽으로 쏠림에 따라 단기자금 운용처인 CD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지만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은 CD발행의 필요성이 줄면서 CD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CD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수익률을 의식한 MMF도 CD에 대한 자금 운용을 줄이면서 금리하락세가 주춤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MMF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2월중에는 9조5천509억원이 유입됐으며 3월 들어서도 4천358억원(6일 기준)이 추가로 들어왔다.

또 은행권의 실세총예금은 2월 6조6천633억원에 이어 3월 1조2천711억원이 증가했다.

예금 유치로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인 은행들은 CD발행을 줄이는 대신 만기가 돌아온 CD를 상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CD순발행액은 1월 6조8천797억원에서 2월 3조7천억원으로 급감한데 이어 3월에는 마이너스 170억원으로 돌아섰다.

CD순발행액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발행보다 상환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여기에 기업들이 추가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대출시점을 미루고 있는 데다 은행들도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대출도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즉 은행들이 자금은 있는데 마땅한 운용처가 없어 고민하고 있는 형편이다.

작년말 자금이 모자라 CD를 앞다퉈 발행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갑자기 활황을 보여 예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가지 않는 한 당분간 CD금리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은이 정책금리를 인하한다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는 시중은행들이 CD발행을 늘리면서 비정상적으로 CD금리가 급등했으나 자금 사정이 개선되면서 CD금리도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에서는 CD금리가 내려갈 만큼 내려갔다는 인식이 팽배한 만큼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