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은 일부 해외 펀드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입 당시 환헤지를 해놓지 않은 펀드의 경우 환매 시점의 수익률이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일부 해외 펀드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펀드 환매 시점의 원화 환율이 펀드 가입 시점보다 높을 경우 환차익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반대로 원화 환율이 낮아지면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미국 달러화 이외의 통화로 투자하는 해외 펀드들은 대부분 환헤지 비용이 높거나 효과가 작다는 이유로 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인도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하려면 미 달러화와 인도 루피화로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루피화로 헤지하는 비용이 상당해 펀드 가입자들의 부담이 크고 달러에 대한 원화와 루피화의 움직임이 비슷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인도펀드는 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루피화도 최근 달러에 대해 약세여서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강세 효과가 상쇄돼 인도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브릭스펀드의 경우 달러화 투자가 가능한 러시아,홍콩달러로 투자하는 중국 주식 등은 헤지를 하지만 브라질과 인도는 헤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브릭스펀드를 환매할 경우 브라질과 인도 증시에 현지 통화로 투자했던 주식은 미 달러화를 거쳐 원화로 환전되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해외 펀드 중 가장 비중이 큰 중국펀드는 대부분 원금의 80~90%에 대해 환헤지를 하고 있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변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추문성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는 "홍콩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중국펀드들은 홍콩달러가 미 달러에 연동되므로 환헤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의 경우 원금의 절반만 환헤지를 하도록 설계돼 있어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이 올라가는 상품도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