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와 미시간 주에서 예비경선이 다시 실시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플로리다와 미시간의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오는 8월 대선 후보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자격을 인정받으려면 예비경선을 다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미시간과 플로리다는 예년보다 경선 일정을 앞당겨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지난 1월15일과 29일 각각 치렀지만 당규를 어겼다는 이유로 전당대회 참가와 대의원 자격을 박탈당해 투표결과가 올해 대선 후보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게 돼 있다.

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들이(플로리디와 미시간) 해야 할 일은 1년6개월 전에 합의한 규칙에 맞는 것을 가지고 우리에게 오는 것이고 그래야 전당대회에 대의원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딘 위원장은 예비경선을 다시 치르지 않으면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에 민주당 자격 심사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소할 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플로리다와 미시간에서 다시 예비경선이 실시되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확보한 대의원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플로리다와 미시간 재선거가 민주당 후보 지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공화당 소속인 찰리 크리스트 플로리다 주지사와 민주당 소속인 제니퍼 그랜홀름 미시간 주지사는 지난 5일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통해 "전국정당이 플로리다와 미시간 주 시민을 거부하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민주당에 해결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두 지역 출신 연방 의원들도 별도의 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한 가운데 코커스(당원대회) 스타일의 선거를 다시 치르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승부의 핵심으로 떠오른 슈퍼대의원 확보를 위한 양 진영의 경쟁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슈퍼대의원들이 민의에 따라 예비선거에서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힐러리 의원은 본선경쟁력을 따져본 뒤 슈퍼대의원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