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는 `핫라인(Hot-line)'을 개설키로 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지난 대선 기간과 당선인 시절 강조해온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기업친화적)' 원칙을 실천하겠다는 것으로, 새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에 기업인들을 적극 동참시키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라도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별도의 휴대전화를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기업인 핫라인'은 당초 청와대 집무실에 별도의 유선전화를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퇴근후에도 전화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휴대전화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평소에는 수행비서에게 핫라인 휴대전화를 맡겨 전화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업무시간 뒤에는 직접 관저로 가져가 잠자리에 들 때도 머리맡에 둘 계획이라고 한 참모는 전했다.

핫라인 번호는 불필요한 혼란을 막기 위해 기업인들에게 개별적으로 혹은 재계 단체 등을 통해 비공개로 통보될 것으로 전해졌으며, 참모 및 지인들에게도 일부 알려준다는 계획이나 가급적 `기업인 전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의 `기업인 핫라인' 개설은 이미 지난 대선기간에 약속한 `공약' 가운데 하나.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경기도 시흥 한국산업기술대에서 열린 상공인 초청 조찬강연에서 "최근 해외출장길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휴대전화로 실무자의 보고를 받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기업인이 대통령에게 직접 휴대전화로 통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국가의 CEO(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기업인이 직접 대통령에게 전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인과의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해 12월 대선 직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할 지 (방법을) 제시해 달라. 제게 직접 전화연락을 해 달라"고 말했다.

한 참모는 "기업인 핫라인 개설은 이 대통령이 대선기간 경제인들에게 한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이라며 "거창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CEO 출신으로서 기업인들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열린 청와대'를 만들어 `소통'의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이미 취임 직후부터 비서관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된 휴대전화를 따로 마련해 수시로 단축다이얼을 이용, 직접 통화를 하고 있다"면서 "하루 24시간 국정을 돌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