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 운동을 전담하는 조직인 '학교시장화 저지 투쟁본부'를 신설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투쟁 노선을 채택했다.하지만 내부 반발이 심해 이전과 같은 강경투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전교조 일각에서 교원평가제보다 한발 더 나간 '학생에 의한 수업 평가'를 실시하자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는 27일 저녁부터 28일 새벽까지 전북 무주에서 열린 제53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학교시장화 저지 투쟁본부' 신설을 2008년 사업계획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이 방안은 찬성 156 대 반대 155로 1표 차로 통과됐을 만큼 반발이 컸다.

전교조 한 계파인 '새로운 힘'이 교원 평가에 대한 대책으로 '학생에 의한 수업 평가' 방안을 주장한 것도 전교조가 앓고 있는 내홍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다.새로운 힘의 한 관계자는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은 '밥그릇 지키기'로 비춰질 수 있다"며 "학생에 의한 수업 평가는 보수적인 학교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부 분위기와 관련,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이날 채택한 방안은 기존에 해 오던 운동을 더 효율적으로 하자는 의미"라며 "강경투쟁을 자제하자는 전교조의 기존 노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교조는 지난해 '차등성과급 반납운동'을 통해 모금한 40억원의 기금을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 기금,교육양극화 해소 기금,비정규직 철폐 기금,차등성과급 폐지를 위한 투쟁 기금 등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올해 3월 차등성과급을 교육부에 반납한다는 기존 계획은 백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노동교과서' 제작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됐다.올 상반기 집필진을 구성하고 올해 안에 초안을 완성한다는 것이 전교조의 계획이다.

오진우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