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률이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한 것은 예측 가능한 수상자(작)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25일자 AP통신이 보도했다.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동안 각종 시상식을 휩쓸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다관왕이 예상됐고, 남우주연상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남우조연상의 하비에르 바르뎀도 대부분 언론이 수상을 점쳤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이 루이스, 바르뎀은 지난 수개월 동안 제작가조합, 배우조합, 작가조합, 감독조합, 미 전국영화비평협회 등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거의 예외 없이 받았기 때문.
물론 어느 해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유력한 수상 후보와 다크호스가 있기 마련이지만 전문가들의 오스카상 수상자 예측은 들어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예측을 뒤엎고 다크호스였던 '밀러언 달러 베이비'와 '크래쉬'가 각각 '에비에이터'와 '브로크백 마운틴'을 제치고 작품상을 차지했던 2005년과 2006년은 그런 면에서 시청자들에게 스릴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올해는 '마이클 클레이튼'의 틸다 스윈턴이 케이트 블란쳇을 누른 여우조연상과 '황금나침반'이 '트랜스포머'를 제친 시각효과상 부문 정도만 예상을 벗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라비앙 로즈'의 마리온 코티아르는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어웨이 프롬 허'의 줄리 크리스티와 막상막하로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됐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의 '라따뚜이', 각본상의 '주노', 촬영상에 뽑힌 '데어 윌 비 블러드' 등 대부분 부문이 비평가와 언론의 예측을 그리 벗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예측 가능한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누구나 기대했던 코언 형제가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차지해 더욱 김을 빠지게 만들었다는 것.
오히려 코언 형제가 '본 얼티메이텀'에 밀려 편집상을 놓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코언 형제의 수상 소감도 당연한 상을 받았다는 느낌을 풍긴다는 게 과장이 아니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포레스트 휘태커와 헬렌 미렌의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부문만 예측대로 결과가 나왔을 뿐, '디파티드'가 '바벨' '퀸' '미스 리틀 선샤인' 등을 누르고 작품상을 거머쥘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시상식의 흥행 성공을 위해서는 예상을 뒤엎는 수상자(작) 발표가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든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해원 통신원 matrix196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