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지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1년 앞두고,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업계 전체가 분주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해 누구보다 먼저 준비를 서둘러야 할 금융감독기구는 정부조직 개편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병연기자입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금융업계 전체가 새로운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해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는 자기자본 직접투자 등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 정비와 시스템 구축, 인력 확보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은행업계도 중소형 증권사 인수나 신규 증권사 설립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고 농협 등 일부 은행의 경우는 IB센터를 독립조직으로 떼어내 중점 육성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던 대기업들도 서둘러 증권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신흥증권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이어, STX그룹도 증권사 신규설립을 추진키로 했고, 롯데그룹과 아주그룹 등도 증권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이나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과 LIG손해보험, KTB네트워크,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도 증권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내년부터 자본시장 참여자가 크게 늘어나고 새로운 형태의 투자 상품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관리 감독할 금융감독기구는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국내 금융산업 규모나 성숙도는 중상위권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글로벌화 정도와 금융시스템의 효울성, 감독기관 역량 등은 최하위권애 머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금융감독 선진화를 위한 로드맵을 내놓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금융위원회라는 새로운 감독기구 출현이 가시화되면서, 손을 놓게 된 상황입니다. 시장전문가들은 일단 합의제 의결기구인 금융위원회가 자통법 이후 쏟아져 나올 각종 현안에 대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감독기능과 집행기능이 분리됨에 따라 잘못된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두 기관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에선 정책기능과 감독기능을 합의제 의결기구인 금융위원회에 집중시킨 것도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을 한 기관이 맡고 있는 사례가 없어, 독립성 논란이 끊이질 않을 것이란 이야깁니다. 결국 금융감독기구 개편은 자통법 시행 이후 벌어질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처하고 투자자 보호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