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훈풍에 옵션만기일 프로그램 매수 유입

14일 증시가 훨훨 날았다.

코스피지수는 사상 4번째로 큰 상승폭을 기록하며 1,700선 턱 밑까지 올라왔으며 코스닥지수도 650선 회복을 눈 앞에 뒀다.

◆美경기 우려완화로 투자심리 회복=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5.67포인트(4.02%) 오른 1,697.45, 코스닥지수는 13.64포인트(2.15%) 상승한 649.53으로 마감됐다.

코스피지수 상승폭은 역대 4위였으며 상승률은 작년 11월26일 4.65% 이후 최대였다.

이날 급등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다는 안도감에서 비롯됐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월가의 비관적인 예상(-0.3%)와 달리 0.3% 늘어난 '깜짝' 1월 소매판매를 발표했다.

이 발표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실물경제로 계속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시 진정되는 효과가 생겨났으며 이에따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8.83포인트(1.45%) 상승한 12,552.24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서부장은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소비가 의외로 견조하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이 안도랠리를 지속했고, 우리증시도 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흥국증권 최창하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정부의 부양책과 버핏제안 등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극적인 조치에 이어 가장 우려됐던 소비 관련 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금융환경 펀더멘털에 대해서도 안도감을 갖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옵션만기일 충격 `無' =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도 약이 됐다.

이날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2천752억원, 2천195억원의 매수 우위로 4천94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유입된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16일의 6천426억원 이후 올 들어 2번째로 컸다.

당초 이날 시장이 열리기 전에는 1월 말 이후 매수차익잔고가 대폭 줄면서 물량 부담이 거의 없는 상태지만 최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적은 물량으로도 의외로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우려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막상 장이 열리자 외국인들이 선물 매수에 나서면서 베이시스가 개선됐고 이에따라 프로그램 매수세가 장중 내내 유입됐으며 장막판에는 매수 강도가 커지면서 지수 상승폭을 더 키웠다.

유진투자증권 박문서 애널리스트는 "오전 미국발 호재로 지수가 급등세로 방향을 잡았고, 오후 프로그램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지수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고 평가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베이시스 등 장중 프로그램 관련 환경이 좋았고, 그 결과 동시호가 때 비차익매수가 대거 들어와 차익매물을 무난히 흡수했으며 오후 들어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선물을 샀던 점도 긍정적"이라며 "향후 흐름은 프로그램매매보다는 현물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동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등세 당분간 이어지나=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당분간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흐름을 감안하면 중기 추세선인 20일선(1,620선)에 제대로 안착한 것으로 보이고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장기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는 다소 이른 만큼 조심스럽게 주식비중을 업종별로 높여갈 것을 주문했다.

만일 주식을 산다면 낙폭과대주 위주로 접근하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흥국증권 최 팀장은 "미국 실물경제 지표가 더 악화될 여지가 있어 국내증시의 변동성도 계속되겠지만 1,600선에서 강한 지지를 확인한 만큼 미국 경기부양책이 실효를 거둘것으로 예상되는 4월까지 주식비중을 꾸준히 키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낙폭이 커져 수익성 대비 밸류에이션 좋은 조선 등 중국관련주나 절대 저평가상태에 있는 자동차,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IT 등을 적절히 배합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대우증권 조 부장은 "상승추세가 아닌 반등장세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단기 트레이딩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부 테마성 대형주(에너지, 정부 정책 관련주 등)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