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등 이문세과 명콤비를 이룬 히트 작곡가 이영훈 씨가 대장암으로 14일 오전 3시 별세했다.

향년 48세.

이영훈은 2006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후 두 번의 수술을 거쳤고 같은 해 10월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이후 고통 속에 모르핀으로 버텨오던 중 급기야 암세포가 위까지 퍼져 물과 주스로만 연명하다 세상을 떴다.

국내 대중음악계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꼽히는 이영훈은 1983년 연극 음악으로 출발, 1986년 이문세 3집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시작으로 '사랑이 지나가면' '이별 이야기' '시를 위한 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옛사랑' 등 2001년 이문세의 13집까지 함께 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또 '인샬라' '보리울의 여름' 등 영화 O.S.T 작업도 했다.

2006~2007년 임재범, 이승철, 윤도현 등의 가수들이 자신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해 담은 '옛사랑' 시리즈를 2집까지 발표했고, '한국판 맘마미아'를 꿈꾸며 자신의 작품으로 채울 창작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제작하기 위해 방송인이자 절친한 친구인 김승현과 공연기획사 H1프로덕션을 설립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영훈 측 관계자는 "호흡 곤란으로 대화가 어려워 유언을 남기진 않으셨다"며 "아내와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명하셨다.

투병 중에도 음악과의 끈을 놓지 않으셨기에 무척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이어 "이영훈 씨가 독실한 크리스천인데 '하나님에게 빚을 갚고 싶다'며 이문세 씨가 병실을 찾았을 때 '함께 CCM 음반을 마지막으로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하셨다"면서 "병실에 건반을 갖다 달라는 부탁을 안 들어드렸더니 오선지에 곡을 쓰시더라"고 회고했다.

이 관계자는 "고인은 가셨지만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6호실(14일), 16호실(15~17일)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남서울공원묘지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은옥 씨와 아들 이정환 군이 있다.

☎ 02-3410-3153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