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말만 거창한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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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9일 기자 설명회를 통해 대학로에서 동대문을 거쳐 남산에 이르는 '도심 복합문화 축'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은 동대문(흥인지문) 일대 녹지 광장 및 대규모 공원 조성,동대문운동장 부지에 월드디자인플라자 건립,서울성곽 복원,혜화 고가차도와 광희 고가차도의 철거 등이다.
이 밖에 도로를 확장하고 보도를 정비하는 등 이 일대를 연결하는 교통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날 발표된 시의 구상대로라면 지금까지 협소한 도로와 열악한 보행 환경,볼거리 부족 때문에 문화 공간으로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이 일대가 서울의 명실상부한 도심 내 문화ㆍ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히 뜯어 보면 이 같은 계획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이 사업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흥인지문 일대 대규모 공원 조성 계획을 보자.
동대문 이대병원과 인근 교회를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대규모 녹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서울시가 아닌 병원과 교회의 손에 달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대문 이대병원이 이전할 경우 그 부지를 매입해 공원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서울시는 지금까지 병원이나 교회 측과 협의조차 완료하지 못했다.
동대문종합시장 앞 주차장을 녹지 광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나 종로3가~대학로 간 도로 확장 사업의 경우도 서울시가 아닌 지구단위 계획이나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통해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추진된다.
해당 부지의 소유주가 과연 개발 이익을 포기한 채 서울시의 구상대로 공원이나 도로를 만들어 줄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토지 소유주들과 협의해 발표한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시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 계속 남발한다면 시민들의 기대감은 결국 실망과 분노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호기 사회부 기자 hglee@hankyung.com
이 사업의 핵심 내용은 동대문(흥인지문) 일대 녹지 광장 및 대규모 공원 조성,동대문운동장 부지에 월드디자인플라자 건립,서울성곽 복원,혜화 고가차도와 광희 고가차도의 철거 등이다.
이 밖에 도로를 확장하고 보도를 정비하는 등 이 일대를 연결하는 교통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날 발표된 시의 구상대로라면 지금까지 협소한 도로와 열악한 보행 환경,볼거리 부족 때문에 문화 공간으로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이 일대가 서울의 명실상부한 도심 내 문화ㆍ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히 뜯어 보면 이 같은 계획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이 사업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흥인지문 일대 대규모 공원 조성 계획을 보자.
동대문 이대병원과 인근 교회를 이전시키고 그 자리에 대규모 녹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서울시가 아닌 병원과 교회의 손에 달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대문 이대병원이 이전할 경우 그 부지를 매입해 공원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서울시는 지금까지 병원이나 교회 측과 협의조차 완료하지 못했다.
동대문종합시장 앞 주차장을 녹지 광장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나 종로3가~대학로 간 도로 확장 사업의 경우도 서울시가 아닌 지구단위 계획이나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통해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추진된다.
해당 부지의 소유주가 과연 개발 이익을 포기한 채 서울시의 구상대로 공원이나 도로를 만들어 줄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토지 소유주들과 협의해 발표한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시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 계속 남발한다면 시민들의 기대감은 결국 실망과 분노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호기 사회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