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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프레젠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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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과 군대 관공서 할 것 없이 글씨 잘 쓰고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상부 보고나 대내외 발표회 때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깔끔한 글씨와 도표로 눈에 확 띄는 차트를 꾸며야 했던 까닭이다.'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설명회)' 도구로 종이차트가 널리 쓰이던 때 얘기다.

    막대기로 두꺼운 종이차트를 한 장씩 넘겨가며 하던 프레젠테이션은 이제 나이든 이들의 추억 속에나 있다.요즘엔 대학의 강의와 과제 발표부터 기업의 신제품 설명회,사업계획 제안 모두 파워포인트(PP)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다.종이 대신 컴퓨터로 작성한 슬라이드를 쓰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진다.주어진 시간에 내용을 얼마나 잘 전달하고 그 결과 상대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냈느냐에 따라 평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문제는 이런 프레젠테이션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이다.PP같은 자료가 아무리 좋아도 발표가 부실하면 소용없고,발표가 번듯해도 자료가 엉성하면 점수를 얻기 어렵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주목받는 건 이런 이유다.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이 소개한 잡스 식 프레젠테이션 십계명은 그러나 특별하지 않다.열정을 드러내고,숫자를 의미있게 만들고,청중이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고,시각적 슬라이드를 내놓고,제품의 이점을 확실히 홍보하라는 식이다.

    여기까지 보면 잡스가 왜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로 꼽히는지 알기 어렵다.답은 마지막 대목,'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잡스 식 프레젠테이션의 트레이드 마크는 '군더더기 없는 사실 위주의 말,간간이 만드는 짧은 침묵,자연스럽고 자신감 있는 표정'이라고 돼 있다.

    슬라이드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도 특징이다.결국 잡스 식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은 발표자가 그날의 주제를 정확히 알고 전달 훈련을 거듭함으로써 상대에게 믿음과 호감을 안기는 것이다. 말 재주로 프레젠테이션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오산이다.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은 실력과 진심,연습이 만든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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