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상위 20% 안에 들어야 한다는데,특목고 학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까."(하규현 고양외고 3학년)

"SAT 1900점이 최소 입학조건이라던데요.외국인 학생의 SAT 평균 점수는 얼마인가요."(서울 은광여고 3학년)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홀 'SMU-KAIST 3+2 공동학위제' 입학설명회장.싱가포르의 신흥 명문대인 싱가포르경영대학(SMU)학부 입학 기준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SMU와 KAIST의 '3+2 공동학위제'는 학사와 석사를 5년 만에 끝내는 단기 프로그램.SMU는 경영대학,회계대학,경영정보시스템 대학 등 경영 관련 6개 단과대로 이뤄진 학부 비즈니스 스쿨이다.

이날 입학 설명회장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SMU 입학 조건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하지만 대부분의 질문들은 시험 성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팡엔퐁 SMU 경영대학장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소신껏 지원하세요.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최소 성적 요건에 못 미치더라도 SMU에 합격한 학생은 얼마든지 있습니다."그는 SAT 성적이 1900점엔 미치지 못했지만 요트 대회에 출전해 국가 챔피언을 한 학생이 입학한 사례를 들었다.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특정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성공한 경험이 있다면 입학자격이 충분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스티븐 밀러 SMU 경영정보시스템대학장 역시 "한국 학생들은 '마인드 세팅'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고교 성적이 상위 10%라도 특별하지 않으면 뽑지 않습니다.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스스로 강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학생입니다.좋아하는 분야에 빠질 수 있는 의지를 봅니다."

대학 자율화를 앞두고 국내 대학들이 우수 학생들을 뽑겠다며 본고사와 수능 성적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쓰럽다.정작 우수 학생 선발의 마인드 세팅을 바꿔야 하는 쪽은 학생들을 성적 지상주의로 내몰고 있는 우리 대학들이 아닐까.시험 성적에 연연하기보단 교육 선진국인 싱가포르의 대학이 우수 학생을 뽑으러 한국까지 날아오는 열정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성선화 사회부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