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 개인간 주택매매와 달라서 세금감경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같은 취지의 여러 소송에서 재판부마다 엇갈린 판단을 내렸던 터라 의미가 크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장모씨 등 2명이 경매로 취득한 주택과 관련해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2005년 관행상 시가표준에 근접해 신고하는 개인간 주택거래의 경우 세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세법에 `사실상 취득가격이 입증되지 않는 개인 간 유상거래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 등록세의 25%를 경감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취득가격이 공공기관에 의해 입증되는 경매ㆍ공매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가 이후 해당 조항을 `개인 간 유상거래를 원인으로 취득ㆍ등기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의 25%, 등록세의 50%를 경감한다'고 일부 개정하면서 `사실상 취득가격이 입증되지 않는'이라는 문구가 빠지자 "경매도 개인 간 거래"라며 세금을 환급해 달라는 소송이 잇따랐다.

이번 사건의 원고인 장씨와 박모씨도 서울 동부지법의 경매에 참가해 각각 2006년 6월, 5월 송파구의 주택을 낙찰받고, 취득세와 등록세를 낸 뒤 "개인 간 유상거래에 해당하니 세금을 감면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가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은 "해당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에 비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 시행 이후 아무런 세부담의 증가가 없는 경매로 인한 주택취득까지 적용대상에 포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매는 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법원이 매도하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개인간 거래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