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전 세계 증시에서 자금유출 움직임이 뚜렷하다.

특히 선진국 투자펀드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머징마켓 펀드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도 주춤하는 양상이다.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뚜렷한 자금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특히 선진국 펀드의 자금 유출이 눈에 띈다.

지난 한 주(1월9~16일) 동안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의 자금유출 규모는 47억6400만달러로 커졌다.

유럽 투자펀드의 최근 한 달간 자금유출 규모는 93억21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증시에 펀드 자산의 70~80%를 배분하는 인터내셔널 펀드에서도 지난 한 주 동안 8억4200만달러가 유출됐다.

일본 펀드의 자금유출 규모도 7억8400만달러로 한 주 전 2억2300만달러의 3배를 웃돌았다.

몇 년째 대규모 자금 유입이 지속되던 이머징마켓 펀드에서도 자금유입 규모가 급감하고 일부에서는 자금유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GEM)의 최근 4주(2007년 12월20일~2008년 1월16일)간 자금유입 규모는 1억8300만달러에 불과했다.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21억3600만달러가 대량 유출됐다.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지역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의 위기 국면과 달리 지금은 글로벌 경제의 체계적인 위험이 증가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회성이었던 과거 위기 국면과 달리 현재의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해 안전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급락하고 금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