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주 등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지난해 급등장에서 거의 오르지 못했던 이들 3개 업종은 지난주 조정장에서 강한 반등을 보이며 주도주 부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조선 철강 등 중국 관련주의 약세에 따른 공백을 이들 3개 업종이 메워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바닥 다지는 IT.자동차.은행

전기전자업종은 지난해 3.0% 오르는 데 그쳐 전체 업종 중 은행 전기가스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코스피지수 상승률 32.25%에 비해서는 29%포인트 이상 부진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4.08%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이 시장전망치를 웃돈 실적을 공개한 데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덕분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IT업종이 디스플레이 호황과 반도체 부활로 지난 3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순이익이 전년 대비 6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세가 안정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업종도 패널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로 패널업체의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주들도 최근 반등세로 돌아섰다.주가 수준이 거의 바닥에 접근했고 신정부 출범으로 은행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매수'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업종 지수는 지난 17~18일 이틀 연속 오르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백동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엔 은행 업황 개선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며 "주가엔 선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리 은행주 매수에 나서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업종은 아직 본격적인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다만 현대차 기아차가 지난 16일을 단기 저점으로 반등세를 나타냈고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많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가치주 수준의 저평가 메리트
'ITㆍ은행ㆍ車' 조정장 대안 떠오르나
최근 신용 경색과 성장에 대한 우려감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IT 자동차 은행 등 3개 업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일 "국내 증시의 저점 형성과 반등을 이끌고 있는 이들 3개 업종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가치주 수준의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은행업종은 아직 미국발 리스크가 남아 있어 불안한 측면이 있지만 자동차와 IT업종은 반등 국면에서 더 치고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수년간 이어진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속에서 이들 두 업종의 한계기업들이 자금 수혈 등으로 버텨왔지만 향후 금리 상승과 유동성 위축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유리한 상황을 맞을 것이란 평가다.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특히 "IT주는 장기간 소외된 데다 실적에 대한 기대도 바닥이라는 시각이 팽배해 주도주 부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IT 자동차 은행업종의 주가는 바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만 모두 미국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어서 최근의 주가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