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초고선명 차세대 TV 방송 기술인 '슈퍼 하이비전' 시스템을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키로 했다.슈퍼 하이비전이 개발되면 현재 고선명 TV의 16배에 달하는 약 3300만 화소의 극도로 세밀한 영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총무성이 민간 기업들과 손잡고 슈퍼 하이비전 공동 개발을 서둘러 일본의 초고선명 영상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한 슈퍼 하이비전 방송 서비스는 오는 201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무성은 4월까지 공영 방송인 NHK 외에 최첨단 영상 제품 기술을 가진 전자 메이커,통신 및 방송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공동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해 민간 기술을 결집시킬 계획이다.이를 위해 총무성은 올해 예산에 이미 연구비로 3억엔을 책정한 상태다.

슈퍼 하이비전은 정보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영상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해 송신하는 기술이 필요하다.총무성은 2011년까지 압축기술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NHK방송기술연구소는 슈퍼 하이비전 시스템 개발에 착수,2005년 개최된 아이치 엑스포(EXPO)에 시제품을 출품한 바 있다.

일본은 1990년대에 NHK 등이 중심이 돼 아날로그 방식으로 일본의 고선명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추구했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됨에 따라 포기한 적이 있다.총무성 관계자는 "슬림형에 이어 차세대 TV로 세계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 하이비전 관련 기술을 조기에 개발,국제 표준화를 성사시켜 시장을 선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슈퍼 하이비전 개발에 관련 전자업체들이 적극 참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세계 TV 시장의 주력 제품인 슬림형에선 일본 메이커들이 한국 삼성전자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어 차세대 제품만큼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실제로 일본 전자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쟁 업체 간 제휴가 급증하는 추세다.지난해 말 마쓰시타 캐논 히타치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포괄 제휴키로 합의했으며,샤프와 도시바도 LCD TV 사업에서 손을 잡았다.이에 앞서 샤프와 파이오니아가 자본 제휴를 맺었으며,빅터와 켄우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결의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