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과 이학수 부회장의 도곡동 자택 등 그룹 주요 임직원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의 서울 도곡동 자택과 남양주 소재 별장,최광해 전략기획실 부사장의 도곡동 자택,최모 부장의 경기 분당 파크뷰 자택,김모 차장의 서울 대치동 자택,그룹 회장실 2팀 담당 전모 상무의 도곡동 자택 등이 포함됐다.특검팀은 전날 저녁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지원은 이 회장이 귀빈을 접대하거나 업무를 보는 곳으로 수사기관이 이곳을 압수수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특검팀은 오전 8시30분께부터 10여명의 특별수사관을 승지원에 투입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압수수색은 4시간가량 이뤄졌으며 특별수사관들은 낮 12시40분께 압수품으로 보이는 4개의 서류봉투와 3개의 가방을 가지고 철수했다.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도곡동 자택에서도 서류가방 2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하는 등 상당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를 세 번째로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김 변호사는 특검팀에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가 이건희 회장 일가의 미술품 구매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담긴 메모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가 작성한 메모에는 2001년 홍라희 리움 미술관장이 홍송원 대표를 통해 비자금으로 160억원어치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진우/정태웅 기자 doc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