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펀드의 인기몰이가 거세다.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의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브릭스펀드만은 지난해말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기준 슈로더자산운용이 내놓은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의 설정액은 3조6681억원,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 1'의 설정액은 3조496억원에 달한다. 또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에는 1조4424억원이 몰렸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주식형자 1C-A'에는 3565억원, 신한 BNPP자산운용의 '신한브릭스주식재간접 1'에는 3024억원이 몰려있다.

이 같은 인기행진의 요인은 수익률 때문.

2005년 12월에 출시돼 가장 많은 설정액을 자랑하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의 경우, 6개월간 수익률이 24.29%, 1년은 55.22%, 2년간은 96.32%에 이른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약세를 보이는 최근의 장에서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챙겨주고 분산투자까지 가능한 브릭스펀드를 가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브릭스펀드 수익률, 믿을만 한가?

하지만 브릭스펀드 인기에는 거품이 없는 것일까?

하나대투증권은 14일 브릭스펀드의 수익률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이색적인 비교를 했다.

중국, 인도, 중남미, 동유럽 등 4개 지역에 투자하는 브릭스펀드 1개와 4개 지역 같은 비율로 각각 투자하는 펀드 4개를 비교해 본 것.

200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브릭스 펀드 하나에 투자했을 경우의 3개월, 6개월, 1년 수익률은 각각 +6.2%, +24.0%, +44.2%이며, 중국, 인도, 중남미, 동유럽 펀드에 각각 25%씩 비중으로 투자하였을 경우의 3개월, 6개월, 1년 수익률은 각각 +7.8%, +25.0%, +46.1%로 수익률이 오히려 소폭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브릭스펀드에 투자한 경우 및 4개 지역에 각각 가입했을 경우의 수익률과 MSCI BRICs Index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3개월, 6개월, 1년 모두 인덱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손명철 펀드애널리스트는 "브릭스펀드는 실질적으로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 나누어 투자하였을 경우와 변동성, 수익률 측면에서 큰 차이도 없고, 우월성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브릭스펀드로 손쉽게 분산투자?

브릭스펀드의 또다른 장점을 꼽는다면 하나의 펀드로 이머징 국가들에 골고루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브릭스펀드'라고 해도 다 같은 '브릭스펀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설정된 브릭스펀드를 살펴보면, 2007년 12월 기준으로 브릭스펀드의 국가별 평균 편입비중은 중국 31.0%, 인도 17.0%, 브라질 27.7%, 러시아 19.0%이다

하지만 '미래에셋맵스E-오션브릭스인덱스주식형 펀드' 및 'NH-CA운용의 파워브릭스주식 펀드'의 경우, 브라질 비중이 40%를 상회하고 있어 다른 브릭스펀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의 국가별 편입 비중은 시기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큰 폭으로 시행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즉 최근 인도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인도펀드의 열풍도 동반되고 있지만, 4개 지역 중 한개 지역이 강세를 보일지라도 기존에 정해놓은 비중에서 큰 변동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로인이 내놓은 11일 기준 인도펀드의 수익률은 브릭스를 훨씬 앞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개월간 인도펀드는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주식 1ClassI'가 8.1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 높은 수익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최근1개월간 브릭스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브릭스에 투자하나 4개 펀드 각각 투자하나 큰 차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브라질, 러시아 등의 상품은 선택의 폭이 좁아 투자자들이 4개의 펀드를 대신 꾸려주는 브릭스펀드를 고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하나의 펀드로 분산투자를 원할 때 분산투자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자동적으로 국가별 비중이 조정된다는 측면에서 브릭스펀드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단일펀드로서의 접근보다는 투자자산의 분산정도를 감안해 지역별 편입비중을 확인한 이후 투자펀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 브릭스펀드와 인도펀드의 수익률 비교(자료:제로인)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