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800선을 깨고 내려섰다.

美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잔뜩 움츠러든 가운데 이번주에도 부담스런 재료들이 포진해 있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4일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연구원은 "이번주엔 호재보다 악재가 될만한 재료들이 많아 지난주와 비슷하게 지수 흐름에 일교차가 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체크하고 넘어가야할 것은 미국의 소비와 물가, 주택경기 관련 경제지표들이다.

먼저 15일과 16일(현지시각) 생산자물가지표와 소비자물가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경기하강 리스크의 해소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연준이 편안히 금리를 인하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물가 관련 지표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 연구원은 "1월말 금리인하폭이 50bp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원유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오르고 있어 부담스러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물가관련 지표가 현 수준만 돼도 연준의 행동 반경이 좁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

한편 같은 시기에 발표되는 소매판매와 베이지북 내용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챙겨봐야 할 것은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4분기 실적이다.

지난주 메릴린치의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자산 상각 규모가 3분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을 것이란 소식이 전세계 시장에 충격을 줬듯이 이번주에도 투자은행들의 실적 정도에 따라 시장이 출렁댈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이번주 발표되는 결과들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주가의 바닥 확인은 어렵더라도 부실자산 상각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도 외국인 매도 지속, 주도주 부재에 따른 기관의 관망 등으로 수급 공백이 나타난 상황이다.

부담스러운 해외 변수에 내부 체력 소진으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조정이 기존 악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 연구원은 "지수가 1800선을 하향 이탈하기는 했지만 박스권에서 아직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둘러 매도하기 보단 조정을 이용한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면서 조선과 해운, 기계 등 실적 호전주 중심의 분할매수를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