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는 주가가 대체로 상승한다는 '1월 효과'가 점차 '1월 쇼크'로 바뀌고 있다.

새해 첫 장부터 프로그램 매물에 휘둘리던 코스피지수는 미국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됐다는 소식에 1800선 붕괴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당분간 조정이 이어지며 1800선 지지를 위한 매매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세 영향력이 큰 기관투자가들이 1800 초반에서 지속적으로 매수 중인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1월 효과'가 '1월 쇼크'우려로

코스피지수는 7일 32.76포인트(1.76%) 급락하며 1830선을 간신히 지켰다.

연초 프로그램 매물 공습에 이어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악화라는 대형 악재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경제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고용의 악화가 미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증폭시켰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용지표 부진은 미국 경제가 둔화 국면을 거쳐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감 대신 침체 국면으로 진입 중이라는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보수적인 대응을 권했다.

그는 "그간의 낙관론은 실체가 없는 기대감이었을 뿐"이라며 "증시는 지금 올 한 해 중 가장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범 신영증권 연구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그동안 월스트리트(금융시장)에 머물렀지만 이제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처방이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0.5%포인트 추가 인하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체질 약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팀장은 "금리 인하로는 잠재우지 못할 만큼 경기흐름이 급박하다"고 우려했다.

◆당분간 1800선 지지 공방 예상

앞으로 코스피지수 1800선을 지지하기 위한 치열한 매매 공방이 전개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창하 흥국증권 연구원은 "1800이 일시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지만 곧바로 반등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1800 근처에서는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매주 3000억원 안팎 순유입되는 주식형펀드에 힘입은 기관의 대기 매수세를 감안할 때 1800 부근은 저가 매수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00이 무너진 작년 11월19일 이후 기관은 1800~1830에서 현.선물을 합쳐 1조4320억원,1800 아래서는 1조1080억원의 대량 매수로 지수를 상승 반전시켰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달 동안 기관은 1950에서 차익 실현하고 1800 부근에서 매수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표들은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보다는 연착륙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시장에 공포심리가 만연할 때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긴다"고 조언했다.

김승한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어닝시즌에 예상되는 일부 종목의 '실적 쇼크'에 대한 부담을 미리 덜어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주와 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