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진출이라는 사명을 띠고 무자년(戊子年) 새해를 맞은 허정무호가 K-리그 구단 감독들 '끌어안기'와 대표급 선수들 '보듬기'로 첫 걸음을 내디딘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경기도의 한 리조트에서 부부동반으로 2박3일 가족 모임을 갖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새해 첫 날을 함께 맞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첫 임무는 K-리그 구단들의 겨울 전지훈련 일정 파악과 내달 6일로 다가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 첫 경기에 나설 태극전사들의 윤곽을 그리는 것이다.

허 감독은 먼저 K-리그 구단 사령탑들에게 신년 안부전화를 직접 걸어 월드컵 3차 예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표팀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줄 것을 부탁하고 나섰다.

허 감독은 이어 코칭스태프와 함께 4일부터 수원 삼성을 시작으로 14개 K-리그 구단들의 동계 전지훈련지를 차례로 방문해 감독들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대표급 선수들의 몸 상태를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허 감독은 애초 2일부터 훈련을 시작한 FC서울을 먼저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세뇰 귀네슈 감독이 5일 터키에서 귀국하게 돼 뒤로 미뤘고, 4일 훈련에 들어가는 수원부터 성남 일화 등 수도권 지역 팀을 먼저 돌기로 했다.

특히 허정무 감독은 사전에 축구협회를 통해 K-리그 각 구단에 훈련 관전에 관한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팀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이번 코칭스태프의 전지훈련지 방문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허정무호는 투르크메니스탄전에 대비해 50명의 예비엔트리 가운데 경기에 나서게 될 최종엔트리 23명으로 정예멤버를 압축해야 한다.

정해성 수석코치는 "K-리그 구단들의 사정을 볼 때 사실상 조기소집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 각 구단 전지훈련지에서 대표급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한 뒤 투르크메니스탄전에 나설 선수들을 압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코치는 이어 "허정무 감독의 데뷔전이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예선전이라 부담이 더욱 크다"며 "해외파 소집 여부도 조만간 협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서는 박성화호는 6일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이튿날 스페인 남부의 라망가와 마벨라를 거치면서 3주 간 총 4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과 조직력을 키운 뒤 28일 귀국한다.

박성화 감독이 내세운 스페인 전훈의 목표는 새로 합류하는 선수들과 함께 전술적인 변화 적응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특히 이번 해외전훈 이후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 직전까지 소집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만큼 스페인 전훈을 통해 완벽한 조직력과 전술 적응력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