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물가 걱정이 심각하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3.6%나 폭등했다.

2004년 10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5~3.5%)를 넘어선 것이다.

11월 수입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고,생산자물가 또한 3년 만에 가장 큰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의 물가상승은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와 농산물 등의 가격 급등(急騰)으로 인한 것임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과열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 양상까지 가시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속에 물가상승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어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고유가 등 대외 변수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제운용에 각별한 주의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그런 맥락이다.

특히 고유가 등 비용상승 압력이 상존하는 가운데 경기회복세에 따른 수요증가가 가세한다면 물가상승률이 예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성장우선의 경제정책이 추진될 경우 또 다른 물가 복병(伏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새 정부는 물가압력이 '경제살리기'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물가안정 대책부터 철저히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물가 고삐를 잡지 못한다면 어떤 청사진들도 결국 무위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