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단이 26일 발표되면서 이른바 '475세대'가 차기 정부의 파워엘리트 집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요직에 자리잡은 '신진 측근' 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75세대는 이번에 인수위 멤버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최경환 의원(55년생,연세대 경제학과 75학번)을 비롯해 당선자 비서실장에 임명된 임태희 의원(56년생,서울대 경영학과 76학번),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TF 간사인 박재완 의원(55년생,서울대 경제학과 73학번),인수위 대변인인 이동관 전 선대위 공보특보(57년생,서울대 정치학과 76학번),당선자 비서실 보좌역 정두언 의원(57년생,서울대 무역학과 76학번),기획조정분과 박형준 의원(59년생,고려대 사회학과 78학번) 등이 바로 그들이다.


당선자 대변인인 주호영 의원(60년생,영남대 법학과 78학번)과 기획조정분과 곽승준 교수(60년생,고려대 경제학과 80학번)도 범475세대로 분류된다.

결국 인수위 구성원의 면면을 볼 때 이명박정부의 출범은 좌파에서 우파로의 이념적 중심이동일 뿐 아니라 민주화로 상징되는 '386세대'에서 산업화에 관심이 많은 '475세대'로의 이동이기도 한 셈이다.

전후 베이비붐시대에 태어난 475세대는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박정희식 고도 성장을 경험했다.

절대적 평등보다는 기회의 균등과 개인의 노력을 중시하고,분배보다는 성장에 관심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

이번에 중용된 475세대 인사 중 특히 주목되는 사람은 기획조정분과에 배치된 박형준 의원(정무 담당)과 곽승준 교수(정책담당)다.

두 사람은 당내 대선 후보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탁월한 능력으로 이명박 당선자의 신임을 한몸에 받은 대표적 '신진 측근'그룹이다.

이들 신진 측근에게는 눈에 띄지 않게 막강한 권한이 주어졌다.

곽 교수는 모든 분과에서 진행되는 정책 논의에 개입할 수 있고,각 분과에서 생산된 정책의 채택 여부에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맡았다.

정책분야에 관한 한 사실상 이 당선자의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된다.

정무 담당인 박 의원은 국정목표와 과제 등 차기 정부의 로드맵 작성을 총괄 지휘하면서 청와대와 내각 등의 인선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여 최강 실세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이들을 요직에 포진시킨 것은 기업 CEO 시절 경험했던 '기업형 조직체계'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말이 통하고 믿을 수 있으면서 능력도 탁월한 엘리트를 엄선해 기획조정실,구조조정본부와 같이 조직 전반을 간섭할 수 있는 곳에 포진시킴으로써 이들을 통해 조직 관리와 상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겠다는 의중의 표현이다.

인수위원으로 발탁된 교수그룹도 관심이다.

차기 정부의 장관 인력 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전략연구원(GSI)과 함께 '이명박 선대위'의 양대 싱크탱크로 불려온 바른정책연구원의 백용호 교수가 경제1분과에 들어갔고,이 당선자를 간접적으로 지원해온 이달곤 서울대 교수가 법무행정 분과위원으로 임명됐다.

김대식 동서대 교수(사회교육문화분과),남주홍 경기대 교수(정무분과),현인택 고려대 교수(외교통일안보분과),홍두승 서울대 교수(외교통일안보분과) 등은 공식 선거운동 전부터 이 당선자를 지원해온 '안국포럼'멤버다.

관료 출신으로는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주목된다.

최 전 차관은 대표적인 공급확대론자인 만큼 부동산 정책 방향을 수요 억제에서 공급 조절 위주로 바꾸는 데 적임이라는 평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