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金喆洙) < 대한병원협회 회장 >

병원은 의료공급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의료체계의 중심이 되는 기관이다.

병원은 질병치료의 핵심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을 교육ㆍ훈련하며,새로운 의학지식을 연구해 적용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인의 과반수가 병원에 근무하고 있고,건강보험급여비 청구액의 절반 이상이 병원에 지급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의 발전은 의료 발전과 직결된다.

의료산업은 고도의 의료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면서도,노동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투자 및 정부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제대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높은 고용효과를 가져다주는 의료산업은 일자리 창출로 고용시장 안정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의료산업의 취업유발계수(생산액 10억원당 투입되는 고용자 수에 대한 지표)가 16.3명으로 전체산업 평균 12.2명보다 높으며 4.9명인 제조업에 비해서는 3.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의료산업을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핵심서비스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으며,의료산업의 GDP 점유비율이 10~13%에 이르고 전체 근로자 중 의료산업종사자가 10~15%에 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그 절반 정도인 6% 수준이다.

우리 의료산업이 장차 경제성장과 고용을 주도할 핵심산업으로 발돋움할 여지가 충분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로 선진국에 진입하느냐 여부가 의료산업 육성진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의료산업은 성장잠재력이 크고 제조업이나 다른 서비스 산업에 비해 파급효과도 크다.

따라서 이미 저(低)성장기조에 들어선 국내 산업에 돌파구를 열어줄 산업분야다.

LG경제연구원은 가속화되는 고령시대에 뜨는 산업으로 장기요양서비스,건강서비스 등을 꼽았다.

2010년이 되면 50대 이상이 전체인구의 30%에 육박하고 이들의 소비규모가 118조원에 달해 중ㆍ고령 이상 연령층이 소비의 중심이 된다는 예측이다.

결국 시니어 마켓이 뜨게 되는데,이 가운데 가장 유망한 것이 의료서비스 분야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생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의료 산업화'란 기술집약형 의료사업을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의약품,의료기기 등 생산재 부문과 의료서비스 부문을 집중 육성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고용을 창출하며,경쟁을 통한 의료 질(質) 향상으로 다양하고 고급화된 소비자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정책적 목표다.

글로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개방압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의료(병원)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급선무다.

의료서비스를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생명공학(BT),제약산업,의료기기 산업뿐 아니라 e헬스(e-health,u-health) 등 정보통신분야 역시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 매우 중요한 핵심산업이다.

또한 우리나라 의료인력은 세계적 수준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동북아의 중심지로서 의료산업 활성화의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이제 국내시장 개방과 더불어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를 맞아 의료도 해외에 수출하는 산업으로 인식해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 의료기관이 외국으로 나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팔거나,외국인을 국내로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의료서비스를 수출해 국부(國富)를 키우는 국가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의료산업은 청정(淸淨)산업일 뿐 아니라 관광과 진료를 연계하면 그 어떤 분야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다.

경쟁국들이 국제의료시장을 선점해버리기 전에 우리도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개방적인 인식과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