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사업에 관심을 둔 기업들이 마카오, 필리핀, 캄보디아 등 아시아 각지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 상반기에 자유투어가 마카오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 5일 트라이콤이 필리핀 카지노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고, 포이보스도 최근 인수한 에스와이정보통신과 함께 캄보디아에서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아시아로 나가는 이유는 올해부터 국내 카지노 사업의 규제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7월부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사통법)이 시행됐고, 지난 9월17일에는 카지노, 경마 등 사행산업을 감독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관련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 카지노 운영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시각이 많다. 해외카지노에 진출한 기업의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자유투어는 지난 4월30일 중국 복룡여유오락유한공사와 마카오 총통 카지노 운영 본계약을 맺은 후 5월1일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당초 자유투어가 예상했던 순이익 수준은 월 4억~5억원. 그러나 실제로는 순이익이 월 1억2000만원선에 그쳤다. 자유투어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의 카지노 매출액은 63억7600만원, 순이익은 6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김경혜 자유투어 과장은 “초기에 임대료, 라이선스비용 정도의 비용을 예상했었지만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이익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전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해보니 도시 전체가 카지노로 이뤄져 있어 경쟁이 치열한 탓에 마케팅과 홍보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학습효과 때문이었는지 트라이콤의 경우 필리핀 카지노 사업계획은 주가에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발표 당일인 5일에는 5.38%, 다음날인 6일에는 10.16% 하락했다.

트라이콤은 지난 5일 다인이노베이션을 인수하며 필리핀에서 호텔 및 카지노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시했다. 다인은 필리핀의 클락지구에서 카지노 사업시행을 승인받은 현지업체 블루본넷 지분을 90% 보유중이다. 블루본넷을 통해 카지노사업을 하는 것이다.

트라이콤은 이 사업과 계열사인 여행박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10월에 카지노를 연다는 계획이다.

가장 최근에 해외 카지노 사업 추진 사실이 알려진 포이보스의 경우, 최근 인수한 에스와이정보통신과 함께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카지노 겸 호텔인 ‘나가월드(Naga World)’의 카지노 사업권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나가월드를 운영하는 ‘나가 코퍼레이션’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카지노를 운영하는 회사라고 한다. 지난 95년에 설립됐으며 지난해 10월에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오는 2035년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200km반경 내 카지노를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권리를 갖고 있다.

포이보스 측은 이번 계약이 완료되면 향후 10년간 카지노사업을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이보스는 캄보디아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라서 카지노 시장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진출을 준비했다고 한다. 계약을 체결하면 내년 초에 바로 사업장을 오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업계 움직임과 관련해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카지노 사업을 위한 해외 진출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지노는 정부가 해당 업체에 특권을 주는 사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마카오의 경우 카지노 산업이 안정적인 편이지만, 필리핀과 캄보디아는 정치가 불안하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종목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