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들의 과학실력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6년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의 과학 분야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57개국중 11위를 기록했다.3년마다 실시되는 평가에서 2000년에 1위,2003년에 4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한국은 홍콩(2위),대만(4위),일본(6위)에도 뒤처졌다.

이에 비해 핀란드는 2003년 이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과학 점수가 하락한 데에는 지난해 평가가 종전보다 과학적 응용력 측정 비중을 높인 탓도 있다지만 무엇보다 암기식 문항 풀이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사고력을 따지는 문항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중ㆍ고교에서 창의력과 탐구력을 키워주는 과학교육이 이뤄졌다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임은 자명(自明)하다.

이런 점에서 국내 과학교육이 경쟁국보다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연구개발(R&D)이 바로 기초과학에 달려있고,기초과학의 수준 향상과 기반 강화는 과학교육과 직결되어 있는 까닭이다.

과학교육의 진흥없이는 핵심기술 개발이나 원천기술 확보도 요원할 뿐이다.

더구나 이공계 대학 진학 기피(忌避)현상이 좀처럼 시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ㆍ고교 과학교육마저 뒷걸음친다면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은커녕 학계와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 인력의 공급마저 차질이 빚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과학교육을 근본부터 개혁해야 한다.실험실습 장비 및 교재 확충,전문 교사 양성 등을 통해 과학교육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에 대한 지원 확대 등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이공계 인력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보완하는 것도 절실하다.

뒷걸음치는 과학실력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직결된 심각한 문제로 결코 방치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