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코스피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800선을 뚫고 내려갔고 채권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연일 오름세다.

환율도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주가 약세로 인해 최근 공중분해된 자금만 100조원 이상에 달한다.

특히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져 주식 및 펀드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 손실을 한층 증폭(增幅)시키고 있다.

시중 금리가 상승세로 치달으면서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쓴 대출자들은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된 중요한 원인이 국제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더욱 우려가 크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그러하고 국제유가 급등이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문제 역시 그러하다.

이런 가운데 증시 활황을 타고 이뤄진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부작용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은행들은 자금 유출에 대응키 위해 은행채 및 CD발행을 늘려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고, 해외자금 조달 길이 막힌 기업들 또한 회사채 발행을 확대해 금리 오름세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문제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국제금융시장 동향은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만 해도 미 정부와 FRB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는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대응 가능한 국내 부분에서라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의 사태가 신용경색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자금 시장을 원활히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가파른 금리 오름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원리금 상환 불능 사태에 빠지는 대출자들이 속출하면서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排除)하지 못한다.

개인 차원에서도 적극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대출자들의 경우는 자금관리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실천해 만에 하나 신용불량 사태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식 및 펀드 투자자들 또한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