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하르트 슈미트 < 조선호텔 총지배인 gerhard.schmidt@chosunhotel.co.kr >

요즘 세계 어디를 가도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스타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스타일'이란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주로 '패셔너블'하다란 말과 동일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과연 그럴까.

사전을 찾아보니 스타일에 대해 '특징 지을 수 있는 독특한 방법,태도'로 정의하고 있다.따라서'패셔너블'하다와 동일어로 생각해서는 안 될 듯하다.

보통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되는 나라로 치면 이탈리아를 떠올릴 수 있다.몸과 딱 떨어지는 수트라인과 이에 어울리는 가죽구두 등 신사고 숙녀이고 간에 몸에 밴듯한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게다가 유명 디자이너들이 많이 배출되는 패션 강국이다.이에 걸맞게 이탈리아에는 'bella figura'란 말을 자주 쓴다.'아름다운 모습'이란 뜻이다.그들을 특징 지을 수 있는 것 중 패셔너블한 것 외에 여성들에게 친절한 태도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에 근무한 나라,일본 사람들은 대충대충인 듯하지만 하나하나 공을 들였음직한 모습이다.음식을 만드는 것이나 일을 함에 있어서도 완벽을 추구한다.

언젠가 CEO룰이란 것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비즈니스를 할 때 웨이터를 대하는 태도로 함께 일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한다는 것이다.미팅할 때 분위기에 맞게 멋지게 입고 와서 상대방에게는 정중한 태도로 대하겠지만,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웨이터에게 어떠한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평소 태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는 호텔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검은색 옷을 입고 온 고객에게는 검은색 냅킨을 제공한다.혹시나 검은 색 옷에 하얀 색 보풀이라도 묻을까 배려한 것이다.물론 고객은 의식할 수 없다.스타일은 이런 서비스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람에게 풍겨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양은 가득히'란 오래된 영화가 있다.주인공인 알랭 들롱은 부자 친구를 죽이고 그 친구 행세를 한다.알랭 들롱은 멋진 외모에 돈과 멋진 의상 등을 갖추었으나 그가 과연 부자의 스타일도 갖추게 되었을까.

영화에서는 완벽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스타일이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그 누구도 모른다.그러나 누가 보아도 그런 줄 아는 것이 스타일이다'는 말처럼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그렇게 보이는 사람,진짜 자신을 풍길 때 그 누구든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