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훼방말라", "중간수사 발표말라"
李 vs 鄭-昌 난타전..이면계약서 `진위' 공방도

BBK 관련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의 본격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판세 역전을 위한 절체절명의 기회로 보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김경준씨의 연루 의혹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고, 비상체제에 들어간 한나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범여권의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검찰에 대해서도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압박을 병행하면서 팽팽한 `창'과 `방패'의 기대결을 펼치고 있다.

김씨의 귀국을 전후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37-41%의 지지율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와 13-21% 사이에서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며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회창.정동영 후보간의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선거 한달을 남겨놓은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검찰이 김씨 구속 이후 이명박 후보와의 연루의혹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키로 함에 따라 금주 검찰 수사의 범위와 속도에 따라 정국의 소용돌이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신당 최재성 원내공보부대표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지나치게 김씨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차단하는 것이고, 언론의 취재 자유를 차단하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검찰은 협박과 압력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소신껏 원칙에 따라 수사하라"고 말했다.

신당은 ▲도곡동땅 매각대금 190억원의 행방 ▲옵셔널벤처스 횡령금 384억원의 행방 ▲BBK 인수자금 30억원의 출처 등 5대 의혹의 철저한 규명도 거듭 요구했다.

또 BBK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정치공작설을 제기한 한나라당 홍준표, 정형근, 박계동 의원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협의로 고발키로 했다.

정동영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김경준씨의 검찰 제출 여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면계약서'에 대해 한나라당이 "날조"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김경준이 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고, 검찰이 김경준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 아무런 판단도 하기 전에 조작된 자료라고 하는 것은 검찰의 수사를 왜곡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더 이상 거짓말과 물타기로 국민을 현혹하거나 검찰의 수사를 훼방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회창 캠프의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이명박 후보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이명박 후보의 `경제지도자론'에 대해서도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나 오너 총애를 받은 행운의 직장인이었을 뿐 BBK, LKe뱅크 등에서 보듯 본인 사업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다.

오직 실패한 중소벤처 기업인의 모습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캠프의 이혜연 대변인은 "이제까지 이명박 후보는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지 않은 채 `여권의 정치공작' 가능성만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도덕성 문제, 범법 여부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을 방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김경준씨는 3년 반 동안 미국에서 소송하면서도 이면계약서 존재 여부를 부인해 왔다.

갑자기 있다고 한 것은 위조된 계약서가 명백할 것"이라면서 "완전 날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피의사실 공표"라면서 후보등록전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정상명 검찰총장이 퇴임 간담회 등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소회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의혹 해소를 위해 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관련 참고인들의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라는 것이 이명박 후보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신당은 위조전문가 김경준을 이용해 이명박 후보를 흠집내겠다는 정치공작적 발상에 혈안이 돼 허위사실 유포와 상대 후보 비방의 제조 공장을 자임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후보가 직접 나서 허위사실 유포와 상대 후보 비방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정동영 후보는 구강 청결제를 사용해 더러워진 입을 씻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회창씨는 정권교체를 이룰 유일한 선택인 이명박 후보를 돕든지, 아니면 정권 연장 세력인 `범여권의 제2중대'임을 스스로 인정하든지 국민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이회창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