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팀 = 15일 치러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 영역은 지난해 시험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수리 영역과 외국어 영역은 대체로 평이했다고 현직 교사들이 평가했다.

언어 영역은 비문학 문항에서 까다로운 제시문이 많이 나와 학생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분석이 많다.

용인외고 강윤순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는 확실히 어렵다.

작년 수능에서는 1등급이 95점이었는데 이번에는 89~90점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운 수준이다"라며 이번 수능 언어 영역이 난이도 조절에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잠실여고 김인봉 교사도 "작년 수능보다는 어려웠다"며 "올해 9등급제가 처음 적용되면서 난이도 조정이 필요했는데 비문학 지문 중 길이는 짧으면서도 읽기에 까다로운 게 3개 정도 있었다.

사회, 기술, 언어에 관한 것으로 이런 생소한 지문과 까다로운 문항을 통해 적절하게 난이도를 조절했다"라고 분석했다.

수리 영역은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인천고 정관진 교사는 "가형과 나형 모두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과 난이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으며 가형이 어렵다는 말도 있지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9월 모의고사가 너무 쉬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교사는 "다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에서 도형이 들어가는 28, 29번 문제가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실수만 안 하면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전체적으로 등급별 난이도가 있으면서도 교과서 기본 개념정리만 잘 돼 있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BS 윤미선 연구원은 "난이도에서 작년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는데 고차원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2문항 정도 있어서 변별력을 유지했다"며 "6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쉬웠고 9월 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외국어 영역 역시 모의평가시험 및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영고 주석훈 교사는 "9월 모의고사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며 문제 유형이 새로운 것이 없어 평소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었던 학생들에게 거의 다 익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고 이병수 교사도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비슷해 편안하게 풀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휘나 듣기 수준이 평소와 비슷했고 유형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탐구 영역은 기출문제를 많이 활용해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잠신고 최준재 교사는 "전체적으로 작년과 난이도가 비슷했다.

국사와 근현대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 법과사회를 제외하곤 평이한 편이다"며 "지리 과목의 경우 학생들이 좀처럼 접하지 못하는 생소한 자료나 해석하기 어려운 자료들이 나와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천여고 강대수 교사는 "작년과 난이도는 비슷하나 유형이 달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을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라며 "시사와 고전을 응용한 문제가 꽤 있어 개념이해와 지문분석력을 요했던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서울과학고 박완규 교사는 "작년보다 약간 쉬웠고 선택과목별 난이도 조절도 적절했던 것으로 보이나 등급구분을 위한 `변별력 확보용 문제'들이 1∼2문항 있었다"라며 "EBS 교재의 그래프와 도표, 그림 등을 변형해서 활용한 문제들이 많았던 게 이번 과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천고 이종복 교사는 "기본적인 개념을 사용하지만 제시된 그림이 교과서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몇 문제 있어서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의 과탐 점수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