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오름세가 주춤했던 3개월(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CD금리 상승은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반영돼 주택담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문제는 CD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대출은 계속 늘고 예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어 은행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나 CD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CD금리 상승세 재개

9월13일 이후 5.35%를 유지해온 3개월 CD금리는 지난 12일 5.36%로 오른 데 이어 14일 5.37%,5.38%로 이번 주 들어 0.03%포인트 상승했다.

현재의 CD금리는 2001년 7월12일(5.38%) 이후 6년4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이미 3개월 CD금리의 상승세가 예견돼 왔다.

그동안 은행들이 3개월물 CD발행을 자제하고 4개월물 이상 위주로 발행해 왔다.

덕분에 3개월 CD금리는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이미 4개월물 발행금리가 5.56%대까지 치솟는 등 다른 기간물들의 금리는 많이 올랐다.

3개월 CD금리도 이를 반영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1개월물의 금리차가 20bp(0.2%포인트) 가까이 된다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3개월물의 경우 여전히 발행물량이 적지만 금리 현실화 차원에서 추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연말에는 시중의 자금수요가 많기 때문에 은행들이 CD발행 등을 더 늘릴 것이란 전망도 CD금리를 끌어올리는 원인이다.

신규발행 수요를 빼더라도 현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CD의 차환발행 물량만도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행 자금이탈이 근본문제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 있다.

대출은 증가하는데 은행예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바뀌지 않으면 CD나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은행이 은행채 3년물을 5.99%에 발행하는 등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국민은행이 신규 중기대출을 중단한 게 쏠림 현상을 해소하려는 취지도 있지만 빡빡한 자금 수급 탓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의 실세 요구불예금은 10월 한 달 동안 1조5288억원 줄어드는 등 예금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증시 강세와 함께 주식형펀드 등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기대출은 사상 최대폭인 8조2499억원 급증하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CD발행(공급)은 늘어나는 가운데 수요는 위축되는 모습이다.

CD의 주요 투자처였던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자금이 급격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MMF(머니마켓펀드) 잔액은 올 들어 10월까지 4조5000억원 감소했다.

◆CD금리 추가 급등 가능성

시중은행과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CD금리가 5.4~5.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2003년 이후 콜금리와 CD금리차가 최대한 벌어진 것이 50bp(0.5%포인트) 정도 였다"며 "현재 콜금리가 5.0%인 점을 감안할 때 5.5%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국민은행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61~7.76%까지 오르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한 은행들의 CD발행 증가와 CD금리 상승세는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