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자산의 가치가 1000만원 오르면 가계소비가 5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집값은 1000만원 오를 때는 20만원만 더 쓰는 것으로 조사돼 집값보다는 주가의 움직임이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가계소비의 자산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형태별 한계소비성향은 주식자산이 0.05,주택자산이 0.02로 추정됐다.

이는 각각의 자산가치가 1단위 증가할 때마다 소비가 0.05와 0.02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미국과 비교할 때 주식자산의 한계소비성향은 비슷하지만 주택자산의 한계소비성향은 미국(0.10~0.15)보다 훨씬 낮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요철 한은 조사국 차장은 "집값이 올라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는 것은 2001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급증을 동반한 데다 우리나라는 주택상속 경향이 크고 자가 보유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가계의 한계소비성향 추정치와 금융자산 비중 등을 고려해 주가 변동이 전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해 본 결과,주가가 10% 오를 때 가계소비는 0.3%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적용할 경우 올 상반기 주가가 작년 말 대비 22.2% 올랐기 때문에 가계소비는 장기적으로 0.7%가량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 비교한다면 주가가 전체 가계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우리나라가 훨씬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경우엔 주가가 10% 상승할 때 소비가 1% 정도 증가한다.

이는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축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다 주식 보유비중도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43%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9%에 불과하다.

최요철 차장은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하고 직.간접 투자가 확대되면서 주가 상승이 자산효과를 통해 가계소비에 미치고 있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의 금융자산 구성 가운데 예금과 채권 등이 줄어들고 주식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주식으로 인한 자산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득계층별로 보면 주가변동은 대체로 중간소득 이상의 계층에서만 소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가가 상승하면 내구재 소비가 가장 크게 늘고 준내구재 서비스의 순으로 소비진작 효과가 나타나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에는 별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