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연장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업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고양아람누리극장,충무아트홀,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은 단체관람 할인부터 케이터링(출장연회) 서비스,극장 내 레스토랑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으로 기업들의 단체관람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기획ㆍ투자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대형 공연장이다.

고양아람누리극장은 8억원을 들여 기획한 뮤지컬 '노틀담 드 파리'(11월30일~12월9일)의 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건설회사 고객관리팀을 집중 공략했다.

내달 초 인근 식사지구의 아파트 동시분양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특별 고객관리에 들어간 사실을 알고 '윈윈전략'을 펼친 것.100인 이상 단체관람 땐 30%까지 할인해 주기로 했다.

그 결과 청원건설에 뮤지컬 '노틀담 드 파리'의 2회분 관람권 3600장을 한꺼번에 팔 수 있었다.

충무아트홀은 제작비의 25~50%를 투자한 뮤지컬 '컨페션'(~2008년 2월3일),'스펠링 비'(~2008년 3월9일),'헤어스프레이'(11월16일~2008년 2월17일)에 대해 20인 이상 관람 때 20% 할인혜택과 함께 내달 1일 입주하는 레스토랑의 음식값을 20% 깎아주는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우리카드,GM대우,삼성증권,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9개 기업에 티켓 4418장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업 단체관객 수보다 세 배 가까이나 된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극장용은 강남권 기업과 서초동ㆍ동부이촌동 등의 고소득층에 초점을 맞췄다.

두 극장은 자체기획 오페라 '카르멘'(11월14~17일)과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11월16일~12월31일)를 단체관람할 경우 케이터링 서비스와 홍보물 게시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관람권을 구입한 기업들이 VIP 고객들을 초청해 와인파티,신상품 출시 행사 등을 펼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단체 티켓을 대량 판매할 수 있었다.

올해 오페라 '카르멘'의 예상수익도 5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공연한 '돈 카를로'의 3억2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오페라 '카르멘'의 단체 관람권을 구입한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극장의 자체공연 관람권을 구입하면 우리 고객들에게 무료 주차권이라도 한 장 더 줄 수 있는 데다 다른 혜택까지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충무아트홀의 이장민 홍보팀 과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문화접대비 제도와 더불어 공연계의 기업 마케팅은 앞으로도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